[아하! 경제뉴스]담뱃값 올리면 흡연율 얼마나 낮아지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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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 오른다고? 담배 사재기 조짐 <동아일보 2013년 03월 11일 A2면>

《 직장인 배모 씨(31)는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담배를 한꺼번에 3보루나 샀다. 그는 “담뱃값이 오르면 돈이 아깝고 억울할 것 같다”며 “끊을 때 끊더라도 일단 많이 사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과 금연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담배 판매량이 정치권의 담뱃값 인상 논의 이후 급증하는 등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 이게 궁금해요 ::

요즘 담배 가격 인상 논의가 한창입니다. 정부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배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의견으로는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건데요. 담배 가격 인상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죄악세(Sin tax) vs 건강세(Health tax)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2000년 전부터 종교의식, 질병 치료 등의 목적으로 담배를 사용했습니다. 콜럼버스가 유럽에 전한 담배는 전쟁 당시 군인들의 무료함과 불안감을 해소하며 전 세계로 급격히 퍼져 나갔습니다.

담뱃세는 흡연에 대한 피해를 막고 정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부과되었는데요. 1600년대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와 찰스 1세, 프랑스의 나폴레옹, 남북전쟁 당시 링컨 연방정부, 그리고 한일강제병합 이후 연초세 등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2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과 부담금은 1565원 정도로 약 6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세금이 부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담배 소비의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y) 때문인데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널드 코스라는 경제학자가 정의한 개념입니다. 어떤 한 사람의 경제적 활동(소비, 투자 등)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손해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담배의 이러한 부정적 효과 때문에 담배에 붙는 세금을 ‘죄악세’라고도 부릅니다.

담뱃값 인상 논의는 결국 담배 세금 인상 논의와 같습니다. 현재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대부분 흡연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담뱃세가 흡연자의 건강 증진 등 국민 복지에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면 ‘죄악세’가 아닌 ‘건강세’로, 부정적 이미지에서 긍정적 이미지로 바뀌지 않을까요?

○ 담배는 주로 누가 피우나

우리나라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매우 높습니다. 좀 더 명확히 이야기하면 남성의 흡연율이 높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 남성의 흡연율은 40%대로 OECD 국가 중 터키와 그리스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여성과 청소년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흡연율이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근 중학생 흡연율이 증가하는 등 청소년 흡연율이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입니다.

담배는 어떤 사람들이 많이 피울까요? 저소득층이나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피운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2011년 지역사회 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흡연율도 강남과 강북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면 강북구 흡연율은 25.9%로 가장 높은 수준인 반면에 서초구는 17.8%로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경제학에서는 시간선호율(rate of time preference), 즉 현재를 얼마나 가치 있게 생각하느냐를 나타내는 수치에서 종종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미래보다 현재를 더욱 선호하여 불확실한 미래의 소비보다 현재의 담배 소비에 만족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담뱃값이 인상되면 흡연율이 낮아지는가


담뱃값이 오르면 흡연율은 낮아질까요? 낮아지긴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경제학에는 수요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상품 가격의 변화가 수요, 즉 상품의 소비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설명하는 지표입니다.

담배와 술은 중독성이 높은 반면에 대체재가 없어 가격탄력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가격이 변화해도 소비 변화가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국내외 연구결과를 정리해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담배 가격 인상이 담배 소비를 줄이는 것은 거의 확실한 반면에 낮은 가격탄력성으로 소비 감소의 효과는 다소 작은 편입니다. 따라서 가격 인상 이외에도 담배산업에 대한 규제 같은 비가격 정책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흡연율 감소에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모두에게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도 함께 나타납니다. 이 같은 담뱃세의 소득역진성은 담뱃세 인상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 불경기와 선거, 담배의 정치경제학

불경기에는 일반적으로 담배의 소비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정상재(normal goods)와 열등재(inferior goods)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요. 정상재는 일반적인 상품으로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는 상품을, 열등재는 소득이 증가하면 오히려 소비가 감소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술과 담배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소비가 줄어드는 열등재입니다. 따라서 경기가 어려워져 소득이 낮아지면 술과 담배의 소비가 더욱 늘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선거와 담배도 관련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담뱃값을 올리는 경우 집권당이 선거에서 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선거를 연구하는 일부 정치학자는 실업률, 경제성장률, 주가지수 등 경제지표만이 아니라 담배나 술에 부과되는 세금인 죄악세 규모를 사용하여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담배 가격에는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물가 부담, 소득 분배 등 다양한 부분에서 사회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곤 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결국 좌초했습니다. 총 사업비만 31조 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렸으나 본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겁니다. 앞으로 사업 규모를 줄여 다시 개발이 시작될지, 사업자 간 이견으로 결국 부도에 이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7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매매가 금지됐던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손해는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요. 용산 개발 사업처럼 민간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렸지만 이자나 원리금을 계약대로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용어는 무엇일까요. 흔히 채무불이행 상태라고도 합니다.

① 디폴트 ② 모라토리엄

③ 컨트리리스크 ④ 신용등급하락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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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20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25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담뱃값#흡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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