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가치 상승률 조사 대상 61개국 중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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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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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1년새 가치 가장 하락… 2008년 이후 최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 등이 급락(원화가치는 상승)한 가운데 지난해 원화의 실질가치 상승률이 세계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세적인 ‘엔저 정책’으로 ‘환율전쟁’을 촉발한 일본 엔화의 가치는 가장 많이 떨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환율 부담이 커졌다.

1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올 1월 현재 105.61로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상승한 것으로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원화가치 상승률은 베네수엘라(18.4%) 필리핀(9.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BIS가 조사하는 실질실효환율은 61개국의 물가, 교역 비중 등 화폐의 실질 구매력을 반영한 환율로 특정국 화폐의 실제 가치를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실질실효환율이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인 2010년에 비해 고평가, 100 미만이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대부분 100을 밑돌아 저평가 상태를 유지했으나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한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10월 100.73으로 고평가 국면으로 전환됐으며 일본이 공세적인 엔저 정책을 펴면서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급락하고 있다. 엔화의 1월 실질실효환율은 87.08로 2008년 9월(85.87) 이후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할 때 엔화 가치는 17.0%나 떨어져 61개국 통화 중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 역시 1월 95.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하락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일본이 추후 더욱 공격적인 엔저 정책을 예고한 만큼 엔저 기조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의 수출 기업에는 작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원화#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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