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美에 셰일가스 공장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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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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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업체와 합작방안 구체적으로 진행

방한홍 사장
방한홍 사장
한화케미칼이 미국에 셰일가스 개발업체와 합작으로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값싼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셰일가스를 활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의 셰일가스전에 지분 투자를 한 적은 있지만 민간기업이 셰일가스 공장 설립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미국 내 셰일가스전을 소유한 미국 기업과 합작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비밀유지 약속에 따라 협상 상대 기업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얘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이 미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려는 것은 셰일가스를 이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면 석유를 이용할 때에 비해 생산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주로 미국의 중소 석유기업들이 개발했지만 2010년 이후엔 엑손모빌, 셸, 셰브론, 토탈 등 거대 다국적기업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방 사장은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해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틸렌 생산원가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한국 석유화학회사의 경쟁상대도 중동에서 미국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2011년부터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에 30만 t 규모의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공장도 5월 완공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방 사장은 “중국 공장이 시장 접근성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면 사우디나 미국은 값싼 원료로 원가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케미칼이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실현하려면 몇 가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우선 미국 기업들은 물론이고 발 빠르게 미국으로 진출한 일본 및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액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생산시설 설립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의 결정으로 국내의 다른 석유화학회사도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사업 진출을 선언한 SK가스가 값싼 셰일가스 사용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가스는 지난달 29일 “2016년까지 8억9000만 달러(약 9700억 원)를 투자해 울산에 연간 6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프로필렌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SK가스 관계자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이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삼성토탈 등 다른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여전히 셰일가스 관련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화케미칼#셰일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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