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내수확대 위한 기회로”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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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율 강세에 일본 엔화의 약세가 겹치며 국내 수출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2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OTRA와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발표한 ‘2013년 1분기(1∼3월) 수출선행지수’에서 1분기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지수가 49.6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의 51.7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KOTRA가 지난달 해외 각국의 바이어와 주재원 2066명을 조사해 작성한 것으로, 50 이상이면 전 분기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뜻이며, 50 미만이면 그 반대 의미다. 가격경쟁력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3분기(7∼9월) 49.2로 하락한 뒤 처음이다.

다만 1분기 한국 상품의 품질경쟁력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0.9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기준치 이상인 57.5여서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은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출 대상국의 경기도 좋아질 것으로 보여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1.1포인트 오른 51.8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같은 날 ‘신(新)환율전쟁-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내수 확대를 위한 기회로 활용해 수출과 내수의 균형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원화 강세로 수출은 어려워지겠지만 수입가격 하락으로 물가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를 내수 진작으로 연결하려면 독과점적인 유통구조를 고쳐 수입상품 유통 마진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2007년에도 원화가 강세였으나 이때에는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수입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올랐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은 최근의 원화 강세에 대해 “선진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양적 완화를 추진하면서 선진국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신흥국 통화가치는 오르는 중”이라며 “특히 한국은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신용등급이 올라 투기성 단기자본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원화강세#내수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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