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3.0]건강에 집중하는 끊임없는 진화… 위에는 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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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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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0만개



한국야쿠르트의 유산균 발효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올해 28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5억 병으로 추산된다. 2000년 8월 출시한 이후 매출이 매년 증가했고 올해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매출이 300억 원(12%) 증가할 것으로 한국야쿠르트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하기 위해 특허 받은 유산균인 ‘HY2177’과 ‘HY2743’을 기존 제품보다 10배 강화했고 위에 좋은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첨가했다”며 “윌의 인기는 제품을 끊임없이 진화시킨 결과”라고 전했다.

○ 하루 70만 개 팔리는 윌

한국야쿠르트는 1995년부터 위염과 위궤양, 위암 등의 대표적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할 수 있는 발효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위암에 깊이 관여한다는 해외 논문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이 연구는 힘을 얻었다. 1994년엔 배리 마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교수가 한국 성인의 75%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돼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마셜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연구 성과로 2005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각종 한약재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 차조기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차조기 성분에 유산균, 면역난황 등을 더하는 등 5년간의 연구 끝에 윌을 개발했다.

출시 당시 윌은 ‘발효유는 장에 좋다’는 상식을 뒤집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회사 측에서는 처음 판매량 목표를 하루 약 20만 개로 정했으나 2주 만에 주문량이 하루 30만 개를 넘어서 생산설비를 늘렸다. 4개월 후인 2001년에는 하루 판매량이 40만 개를 넘어섰다. 현재는 하루 70만 개가 팔린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2004년 위 건강에 집중된 제품 콘셉트를 장까지 확장했고 2008년에는 석류와 복분자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을 출시했다”며 “2010년에는 전통 소재를 강화한 저지방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억제율 8.8%↑

윌의 효능은 2008년 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이 진행한 임상실험에서도 밝혀졌다. 김 교수팀이 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항생제와 균 억제제, 윌을 함께 투여한 결과 항생제만 투여한 경우(78.7%)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치료율이 8.8% 높게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김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위염 환자 347명 중 대조군(179명)에게는 3가지 항생제를 1주간 투여했다. 실험군(168명)에게는 1주간 2가지 항생제와 프로톤펌프 억제제를 투여하면서 윌을 하루 1병씩 마시도록 했다. 이후 2주간 매일 윌만 1병씩 마시도록 했다.

이 같은 효능에도 불구하고 한국야쿠르트는 출시 초기 윌 홍보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광고에서 식품의 효능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의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회사 측은 제품을 개발하는 태스크포스의 명칭이었던 ‘헬리코박터 프로젝트’를 브랜드에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윌’은 ‘위를 위한’이라는 뜻을 담아 만든 이름이다. 이 두 개를 합쳐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라는 제품명이 탄생했다.

○ “건강문화, 위에는 윌”

윌의 성공에는 한국야쿠르트의 탄탄한 방문판매 조직도 큰 기여를 했다. 전국 1만3500여 명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면서 제품의 효능을 알린 것은 어느 판촉활동보다 위력이 컸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윌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기 위해 제품 출시 이전에 광고 및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기존 제품들 대비 2배의 광고비를 투입하고 각종 학술대회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광고 모델로 문화심리학 강사로 유명한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전 명지대 교수)을 기용했다. 기존에는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셜 교수를 모델로 썼지만 이젠 윌이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광고의 슬로건을 ‘건강문화, 위에는 윌입니다’로 잡고 김 소장의 독백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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