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을 파는 가게들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150㎡ 안되는 술집-카페들… 입구에 ‘흡연 자유’ 팻말 내걸어

8일 넓이가 150㎡ 이상인 음식점 술집 커피숍 등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된 후 규정보다 크기가 작은 소규모 매장들이 ‘흡연
 가능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한 카페 앞 칠판에 ‘흡연자유구역’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8일 넓이가 150㎡ 이상인 음식점 술집 커피숍 등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된 후 규정보다 크기가 작은 소규모 매장들이 ‘흡연 가능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한 카페 앞 칠판에 ‘흡연자유구역’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음식점. 내부는 담배 연기가 자욱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주인은 트위터에 “우리 가게는 작아서 금연구역에 속하지 않으니 걱정 말고 오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흡연자 누리꾼들은 “꼭 가겠다” “흡연을 포기할 수 없다”는 댓글을 줄줄이 달고 이 가게를 찾아왔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으로 8일부터 금연구역이 대대적으로 확대돼 넓이가 150m² 이상인 음식점, 술집, 커피숍 등에서의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자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 규정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매장에서는 오히려 ‘흡연 가능’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한 소규모 커피전문점은 11일 ‘흡연 자유구역’이라는 문구를 입구에 써 붙였다. 이곳을 애용한다는 대학생 황모 씨(27)는 흡연실이 따로 있는 곳은 대부분 문을 열어놓아 춥지만 여기서는 따뜻하고 편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소규모 매장들이 이런 ‘역발상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란 점은 예상됐던 바다. 5년 전부터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한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와이파이 존’ 마크를 붙여놓고 마케팅하는 것처럼 ‘흡연 가능’ 표시를 붙여놓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온다는 분석이다.

금연구역 단속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런 흡연 마케팅이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달리 제재할 방법은 없다는 시각이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송요상 팀장은 “흡연자 비율은 전체 22% 정도인데 나머지 78%의 소비자를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영업에 이익이 되는 것일지 의문”이라며 “어차피 2015년 1월부터는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시간차가 있을 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흡연구역#흡연자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