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내 돈 내고 반품하라고? 앞으로 다시 사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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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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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소재 판단에 업체-소비자 괴리감 커
비용 지불한 고객들 해당업체에 등 돌려

DBR 그래픽
DBR 그래픽
소매상, 특히 인터넷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반품이다. 미국에서는 반품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이 2011년 기준 약 170억 달러(18조5000억 원)에 달했다. 온라인 구매 증가 등으로 인해 2007년에 비해 21%나 증가했다. 엄청난 처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업체들은 반품 사유가 고객 책임일 경우 운송비 등 제반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한다. 기준이 명확하고 공정하기만 하면 고객들도 이를 충분히 이해해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싱턴앤드리대의 어맨다 바우어 교수 등은 이런 ‘공정한’ 반품 정책마저도 소비자들을 짜증나게 만들어 향후 매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의심해보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두 곳을 이용하는 소비자 1630명을 설문조사하고 이들의 2년간 구매기록을 수집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우선 소비자들과 쇼핑몰 사이에 책임 소재에 대한 판단에 있어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쇼핑몰 측은 고객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만 고객은 쇼핑몰 책임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반대로 서로가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둘째, 반품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했던 고객은 그런 경험이 없는 고객보다 해당 쇼핑몰에서의 구매금액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책임이 업체에 있는가, 고객에게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구매액 감소가 크게 나타나는 집단은 쇼핑몰의 반품정책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고객들이었다. 반대로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업체가 무료로 반품을 받아준 경우에는 큰 폭의 구매액 증가현상이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소비자들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고객들은 자기 돈을 들여 반품해야 하면 섭섭한 감정을 느끼게 되며 이는 미래의 소비행동에 악영향을 준다. 미국에서 반품을 쉽게 받아주기로 유명한 노드스트롬 백화점이나 코스트코 할인점은 이러한 고객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반품을 어렵게 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매출 역시 줄어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반품정책을 만들기 전에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미리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 교수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8호(2012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올해 성공작-실패작 집중 분석

▼스페셜 리포트


1990년대 유행했던 문화적 이슈들을 섬세하게 담아내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애니팡’, 두 달 넘게 빌보드 차트 2위를 유지하며 말춤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킨 ‘싸이’ 등 올해 소비자들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아이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거나(대한축구협회, 티아라) 독특한 발상에 집착한 나머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로 끝난 사례(아이스치킨)도 있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사례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잡스가 직원들에 고함 친 이유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막 복귀했을 때였다. 당시 애플은 10여종의 매킨토시를 비롯해 수많은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제품을 검토하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잡스는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만! 이건 미친 짓이야.” 잡스는 화이트보드에 2×2 매트릭스를 그린 후 가로줄에는 ‘일반인용’ ‘전문가용’, 세로줄에는 ‘데스크톱’ ‘휴대용’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각 사분면에 해당하는 제품을 하나씩 결정해 총 4개의 제품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없애라고 말했다. 소수의 제품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힘과 전략을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창의적 혁신가 잡스가 남긴 교훈을 꼼꼼히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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