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마케팅 적극적인 기업들, 불황에도 브랜드경쟁력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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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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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성본부 212개 브랜드 조사

한국생산성본부의 NBCI 조사에서 주요 산업 1위를 차지한 브랜드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베이커리의 파리바게뜨, 양문형 냉장고의 지펠, 라면 산업의 신라면, 태블릿PC의 갤럭시탭. 한국생산성본부 제공
한국생산성본부의 NBCI 조사에서 주요 산업 1위를 차지한 브랜드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베이커리의 파리바게뜨, 양문형 냉장고의 지펠, 라면 산업의 신라면, 태블릿PC의 갤럭시탭. 한국생산성본부 제공
한국생산성본부가 올해 국내 59개 산업, 212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를 조사한 결과 67.8점으로, 지난해의 66.9점에 비해 0.9점(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59개 산업군 가운데 올해 새로 조사한 11개를 제외한 48개 산업군 중 26개의 NBCI가 상승해 절반 이상의 산업에서 브랜드 경쟁력이 향상됐다. 10개는 전년과 동일했고, 하락은 12개에 그쳤다.

제품군별(33개) NBCI 평균을 보면 태블릿PC, 밀폐용기, 우유 및 김치냉장고 등의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았다. 서비스군별(26개) NBCI 평균은 인터넷쇼핑몰, 백화점, 종합병원, 멀티플렉스영화관 및 대형마트 등의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향상된 데 대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신기술과 뉴미디어를 십분 활용해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려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 서비스군 평균 NBCI 약진

지난해 68.1점이었던 제품군 평균 NBCI는 올해 67.8점으로 0.3점(―0.4%) 하락했다. 하지만 서비스군의 평균은 지난해 65.7점에서 올해 67.8점으로 2.1점(3.2%) 올랐다.

제품군의 경우 지난해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 등 신개념 제품 출시와 냉장고, 에어컨, 노트북 등의 가전제품에 신기술을 복합시킨 제품들이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반면 올해는 이러한 상승 기조를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하는 모습이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고객들의 기대치도 그 이상으로 높아졌으며, 비슷한 기능과 성능을 보이는 제품들 사이에서 해당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한 점도 브랜드 경쟁력 향상을 이루지 못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비스군은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한 해였다. 학습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에서 브랜드 경쟁력 향상을 이뤘다. 지난해와 비교해 정체된 산업은 백화점, 손해보험, 신용카드, 편의점 등 4개에 불과했다. 해당 브랜드만의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 개선 활동과 이를 뒷받침하는 마케팅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멀티플렉스영화관은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이미지 강화 전략과 세계 최초의 오감(五感)체험 상영관 등을 선보이며 브랜드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도 서비스군 브랜드 경쟁력 향상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 올해도 막강한 지난해 1위 브랜드

지난해 산업별 1위 브랜드는 올해도 대부분 산업 내 1위를 고수했다. 유일하게 학습지 산업에서만 전년도 1위와 2위가 뒤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에어컨,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인터넷쇼핑몰, 개인택배서비스, 종합병원 등 4개 분야에서 공동 1위 브랜드가 등장한 것을 빼면 올해 각 산업 1위 브랜드들은 모두 지난해 1위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브랜드 순위가 고착화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 1위 브랜드와 2위 브랜드의 NBCI 격차가 지난해 평균 3.2점에서 올해 평균 3.4점으로 0.2점 더 벌어진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1위 브랜드들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결과”라며 “시장지배력이 강력한 1위 브랜드들은 수익성이 높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에 유리해 여타 브랜드들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기화되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자 심리 불안에 기인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할 때는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해 실패비용을 줄이려는 욕구가 강해진다는 얘기다.

한층 다양해진 소셜미디어와 기술적으로 진보한 모바일 환경 등으로 기업들은 전보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5대 도시 11만2280명 대상으로 인지도-이미지-관계구축 조사 ▼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조사는 두 차례에 걸쳐 11만228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는 33개 제품군에 대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두 번째는 26개 서비스군에 대해 5월 31일부터 7월 13일까지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서울특별시와 부산 대구 대전 광주광역시 등 5대 도시에서 해당 브랜드를 경험해본 소비자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였다.

NBCI는 두 가지 단계를 거쳐 산출했다. 우선 특정 브랜드를 쓰고 있는 사용자 평가와 조사 대상 산업군에 속한 경쟁 브랜드 사용자 평가지수를 각각 산출했다. 생산성본부는 이렇게 산출한 평가지수에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가중 평균함으로써 NBCI를 완성했다.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이미지, 관계 구축 등 3가지를 조사해 점수화했으며 100점이 만점이다. 실사 대행은 서울마케팅리서치와 유니온리서치가 수행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국가브랜드#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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