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갔던 국내 주얼리 기업들 ‘보석 같은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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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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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공예품 등 14개 업체, 中 칭다오서 전북 익산으로 돌아온다

《 1990년대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던 국내 주얼리 기업들이 20여 년 만에 한국으로 집단 ‘U턴’한다. 4월 ‘U턴 기업 지원 강화 방안’을 내놓은 정부가 거둔 첫 대규모 결실이다. 한신공예품 등 중국 칭다오(靑島) 지역에 진출한 국내 중견 주얼리 업체 14곳은 29일 전북도와 ‘국내 U턴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고 730억 원을 투자해 내년 6월까지 전북 익산시 제3일반산업단지에 10만7000m²(약 3만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이 새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총 30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주얼리 기업 상당수는 1990년대 초 싼 인건비와 공장용지를 찾아 중국에 진출했다. 대부분의 생산품을 미국, 유럽으로 수출하는 액세서리 산업의 특성상 연안지대인 칭다오에 자리 잡았고, 협력업체들과 함께 ‘주얼리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현재 칭다오 클러스터에 있는 한국 주얼리 기업은 400여 곳으로 이들이 고용하는 현지 인력은 5만 명에 육박한다.

이번에 국내로 복귀하는 14개사는 그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경영도 탄탄한 곳들이다. 연간 매출이 300억 원가량인 한신공예품은 제품의 80% 이상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수출한다. 현지 고용 인력은 1300명에 이른다. 나머지 13곳도 연 매출액이 평균 200억 원이며, 평균 4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로 U턴할 것을 결심한 것은 최근 중국 내 인건비가 매년 18% 이상 오르는 등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미국,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잇따라 발효하면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면 11%의 관세를 물지만 한국에서 수출할 때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한 기업 대표는 “적잖은 한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중국을 빠져나오고 있다”며 “생산거점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기는 곳도 많지만 국내 투자 여건이 좋아지면서 한국으로의 U턴을 결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의향을 파악한 지식경제부와 전북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들을 10차례 이상 찾아다니며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정부는 국내로 U턴하는 기업에 향후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해주고, 초기 투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본재의 관세를 감면해 준다.

정부와 전북도는 이 14개사에 이어 추가로 36개 주얼리 업체와도 U턴을 협의하고 있다. 지경부는 이들이 모두 복귀한다면 고용은 1만3000여 명, 수출은 연간 9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천 지경부 투자정책관은 “섬유, 신발 등의 업종에서도 주얼리 업체와 비슷하게 집단 U턴이 일어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국가가 나서 U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 발표한 세제 개편안을 통해 미국으로 복귀하는 기업에 이전비용의 2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설비 투자액에 대한 세제 혜택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14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일자리 1300개를 만들기로 했고, 포드도 2015년까지 멕시코 및 중국 공장을 미시간과 오하이오 주로 옮겨 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대만 정부도 2009년부터 U턴을 희망하는 기업에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알선하고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주얼리 기업#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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