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LG, 적극적 현지화전략 구사 중국인들의 사랑 한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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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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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해 중국에서 끝나는 사업을 벌인다. LG는 2000년대 이후 이런 전략을 목표로 중국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는 1993년 중국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에 첫 생산법인을 세우며 진출했다. 이후 LG는 중국에서 20년 가까이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동안 중국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국가로 변했다. 옛 중국이 LG의 중요한 생산기지였다면 지금은 주요 생산기지이자 동시에 최대의 시장으로 변모했다. LG는 현재 그룹 내 8개 계열사가 중국 각 지역에 49개의 현지 기지를 세워 운영하는 중이다. 생산법인도 있지만 최근 들어 연구개발(R&D) 및 판매법인 등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 중국과 LG

첫 변화는 2000년대 들어 시작됐다. LG전자가 베이징(北京)에 R&D센터를 설립한 뒤부터다. 중국 시장의 현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요구에 맞춘 빠른 제품개발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 R&D센터의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이와 함께 LG는 중국에 판매법인을 새로 설립하면서 영업 기반도 닦아나가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이런 방식은 한 단계 진화했다. LG의 핵심인 고도의 성장 산업을 시작부터 끝까지 중국에서 완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업 기획과 핵심 R&D를 시작으로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을 판매해 이익을 낸 뒤 이를 다시 중국에서 재투자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범위도 휴대전화, TV, 액정화면표시장치(LCD), 석유화학 등 LG그룹의 모든 주력 제품을 망라한다. 한국의 본사가 ‘두뇌’ 역할을 하고 중국이 ‘손발’ 역할을 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시장이 있는 곳에 온몸이 전부 따라가는 방식으로 사업구조가 변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지역 임직원 수도 꾸준히 늘어났다. 2004년 4만 명 수준이던 임직원은 2009년 6만 명, 2011년에는 7만 명 규모가 됐다. 중국 현지의 고용을 늘리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한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 경제와 중국의 파트너 기업, 중국 소비자가 각각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LG화학은 중국 기업 고객에게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려 노력한다. 그룹 차원에서는 이런 활동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과 중국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하고 있다.

○ 중국이 사랑한 LG의 핵심 제품


LG전자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 제품을 만들어 왔다. 특히 ‘인재의 현지화’, ‘생산의 현지화’, ‘마케팅의 현지화’, ‘R&D의 현지화’라는 4대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이 사랑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중국법인 직원의 99%가 중국인이며 중국 소재 기업에서 사들인 부품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중국과의 동반성장을 이뤘다. 2월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한국 가수 김장훈의 콘서트를 공식 후원하면서 현지의 한류 열풍을 북돋고 중국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효과도 거뒀다.

이 결과 첨단 3차원(3D) TV는 물론 미니 냉장고를 냉장고 안에 접목시킨 프리미엄 냉장고, 중국 프리미엄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등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5월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8세대 LCD 패널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2014년 하반기(7∼12월)에 양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자랑하는 차세대 LCD 패널이다. 이 공장 설립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광저우 개발구와 중국 최대 TV 제조업체인 스카이워스가 각각 7 대 2 대 1의 비율로 투자했다.

LG화학도 1995년에 국내 화학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톈진(天津)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지주회사를 비롯해 9개의 생산법인과 1개의 판매법인 등 총 11개의 현지법인을 세우고 PVC와 ABS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2009년에는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해 LG보티안을 설립해 톈진에서 연 6만 t 규모의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제품 SBS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하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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