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제주땅 인기는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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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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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억원대 농가주택·해변땅 등 부동산 열풍


제주도 서귀포시에 들어선 롯데 제주리조트 전경. 승효상, 이종호 등 세계적인 건축가 5인이 제주도의 자연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빌라 73채가 들어섰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들어선 롯데 제주리조트 전경. 승효상, 이종호 등 세계적인 건축가 5인이 제주도의 자연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빌라 73채가 들어섰다.
서울 은평구에 살던 주부 장모 씨(47)는 지난해 제주도에 내려와 올 7월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언니와 동생이 제주도에 살던 터라 ‘나도 언젠가 내려와야지’ 마음먹었던 게 오래됐지만 막상 내려오기는 쉽지 않았다.

장 씨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제주 관광객을 보며 게스트하우스를 열기로 결심했다. 과정은 힘들었다. 농가주택을 구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데만 1년 이상 걸렸다.

그는 “가격이 뛰다보니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서울에서 전화로 계약하고 돈을 바로 보내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의 농가주택은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 ‘집 구하기’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 농가주택과 토지에 수요 몰려

지은 지 20년이 넘은 농가주택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무엇보다 싸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펜션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농가주택을 싸게 구입해 새로 꾸미거나 게스트하우스를 열려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승익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은 “1억 원대 농가주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올 들어 거래량이 20∼30% 늘었다”고 전했다.

가격은 해안 주변인지, 올레길 등 관광지를 끼고 있는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제주시 도심이나 서귀포시 중문단지가 가까울수록 비싸고, 올레길이나 해안이 인접해도 가격이 뛴다. 지은 지 오래돼 형태만 남은 집들도 대지가 300m² 안팎이면 최소 6000만 원 이상 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매물이 바닥났다.

진성효 유앤알컨설팅 제주사업본부장은 “괜찮은 농가주택을 구하려면 제주도에 직접 내려와 매물이 나왔을 때 바로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오래된 농가주택은 무허가 건물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지번과 현장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마음에 쏙 드는 집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토지 매입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토지거래는 침체돼 있지만 제주지역은 다르다. 올 6월 2875필지, 407만 m²가 거래돼 전년 동월(2612필지, 338만 m²)에 비해 거래량이 필지 수로는 10.1%, 면적 기준으로는 20.4% 증가했다.

수요가 넘치다 보니 땅값도 오름세다. 경관 좋은 해안도로 땅은 m²당 10만∼12만 원, 높게는 30만 원을 호가한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김모 씨(37)는 “올 들어 10∼20% 올랐다”며 “비교적 값이 싼 제주시 구좌읍이나 조천읍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차이나머니’ 겨냥한 럭셔리 리조트도 곳곳에


제주에 사람들이 몰리는 요인으로 확 달라진 관광 인프라가 꼽힌다. 먼저 저가항공사가 등장해 제주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줄었다. 전에는 ‘살고 싶지만 너무 먼 곳’이었다면 이제는 오가며 충분히 살아볼 만한 곳이 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차이나 머니’가 유입된 점도 한몫했다. 올해 6월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60만82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했다. 2008년 2월 시행된 무비자 입국 효과로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6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66만96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1% 급증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으로 중국인 소유인 제주 땅은 144만2865m²로 올해 1분기(1∼3월)에만 2만6865m² 증가했다. 제주도는 2010년 2월부터 콘도·리조트 등 휴양형 시설에 50만 달러 또는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과 부유층을 겨냥한 리조트, 고급 오피스텔도 개발되고 있다.

롯데제주리조트는 최근 단독주택단지형 리조트 ‘아트빌라스(Art Villas)’를 선보였다. 채당 분양면적이 210∼382m²로 73채 규모다. 채당 분양가격이 많게는 20억 원을 넘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도 최근 중국 ‘광야오’ 그룹과 손잡고 ‘중국성 리조트’ 건설을 시작했다.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544-2에 들어서는 6성 호텔급 수익형 오피스텔 ‘제주 디아일랜드 블루’도 분양에 들어간다.

이러한 열기에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외국인들의 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상승 폭이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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