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개론의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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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체육시설-텃밭조성 등 ‘업그레이드’
음악-댄스교실 등 다용도 활용공간 조성하기도

18일 낮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단지 경로당. 낡은 출입문 사이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둘러앉아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시설이라곤 선풍기 몇 대가 고작이다. 이곳에서 취미 활동은 고스톱 정도이다. 운동이나 문화생활은 생각하기 어렵다.

노인들이 따분하게 소일거리를 하던 전통적인 경로당.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이 같은 풍경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경로당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LH는 국민임대주택 단지 내 경로당을 건강이나 문화, 교육 등과 같은 다목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해피시니어센터’로 바꾸기로 했다. 국민임대주택 단지는 60대 이상 거주 비율이 약 17%로, 일반분양 단지(7%)의 2배 이상이고 저소득 홀몸노인, 조손가정 등이 상대적으로 많아 고령 입주자들의 건강을 위한 체육시설과 입주자 간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공동시설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우건설은 9월 말 입주 예정인 ‘부천 소사 푸르지오’ 등에 터칭팜을 조성했다. 터칭팜은 경로당 외부에 텃밭이나 정원을 조성해 고령 입주자들이 식물을 가꾸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롯데건설은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에 고령 입주민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실버클럽을 만들어줬다. 이곳에는 할머니 방, 할아버지 방, 주방, 보조주방 등과 여가활동이 가능한 오락실 및 취미실 등이 마련됐다. 12일 입주를 시작한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에는 입주민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헬스케어실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상품 개발도 한창이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시니어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고령 입주자 전용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푸르지오 시니어클럽’은 은퇴 이후의 삶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고령 입주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음악교실, 댄스교실, 요리교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룸을 건물 내부에 배치하고, 건물 외곽에 온실이나 게이트볼장 등을 조성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신규로 분양하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에 ‘푸르지오 시니어클럽’을 적용할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로당#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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