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위기에 강해졌다… 다시 뜨는 ‘랩 어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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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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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개인성향 따라 서비스 선택
소비재·공모주 등 상품 다양… 최근 변동장세에서도 인기



지난해 랩 어카운트(Wrap Account) 시장은 큰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자문형 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코스피가 폭락하자 자문형 랩 상품들은 순식간에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이후 10조 원에 이르던 자문형 랩 잔액이 30% 가까이 줄어들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숨고르기를 거쳐 올해부터 속속 새로운 랩 어카운트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는 상품들이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며 제2의 도약기를 꿈꾸고 있다.

○ ‘수익률’보다 ‘관리’가 우선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랩 어카운트 상품의 키워드는 ‘위험 관리’이다. 자문형 랩의 경우 투자자문사가 찍어주는 주식에 집중 투자해 높은 투자 수익을 추구했지만 증시가 하락하자 위험을 줄여줄 대비책이 부족했다. 또 한번 자문사를 정하면 만기까지 바꾸기 어려운 단점도 있었다. 이에 반해 최근에 나온 상품들은 증시 변동성에 대비해 좀 더 유연한 구조를 띠고 있다.

삼성증권이 2월에 선보인 랩 어카운트 ‘U시리즈’는 이 같은 특성을 담은 고객 맞춤형 상품이다. 일단 고객이 지점을 찾아오면 담당 프라이빗뱅커(PB)와 상담을 통해 위험 성향에 따라 초저위험(U1)부터 고위험(U10)까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U10을 통해 핵심 자문형 랩 2개와 기타 주식으로 90%를 채우고 나머지 10%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현금으로 보완한다. 반면 중위험인 U5는 안정적 스타일의 자문형 랩과 국내 채권형펀드를 5 대 5 로 편입할 수도 있다.

초기 투자 이후에는 삼성증권 본사 운용역이 정기적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하고 고객에게 피드백(feedback)을 해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경험으로 볼 때 상승장에 좋은 자문형랩도 증시가 하락하면 부진을 겪을 수 있다”며 “고객별 투자성향에 적합한 위험관리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2월 판매를 시작한 ‘프리미어 멀티(Premier Multi) 랩’ 상품은 상품이 나온 지 2개월 만에 잔액이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일대일 맞춤식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지점의 전담 자산관리사가 고객의 성향에 맞게 국내외 펀드는 물론이고 주가연계증권(ELS), ETF 등 다양한 곳에 투자한다. 최근 유럽 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고객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 투자 상품과 비중 다양해져

대신증권이 올해 초에 내놓은 ‘대신 ETF랩’은 최근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ODEX형은 KODEX200과 KODEX섹터ETF를 시장 상황에 맞게 주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해가며 리스크를 조절한다. 여기에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의 통계분석 노하우를 더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ETF랩은 자체 운용수수료가 0.2∼0.5% 선으로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그레이트 컨슈머(소비재) 랩’은 전 세계 우량 소비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이 운용하며 자동차 의류 음식료품 같은 기존 소비재 업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헬스케어 금융 등 내수 진작에 따라 수혜를 받는 업종을 포함한 넓은 분야에 두루 투자한다.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주식형 펀드와 달리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투자증권은 공모주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공모주베스트(Best)랩’을 내놨다. 이 상품은 펀드 규모,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유리한 공모주펀드를 선정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높은 청약경쟁률과 까다로운 자격 요건으로 공모주 직접 투자에 어려움이 있는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또 다양한 방식의 공모주 펀드를 편입해 투자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배정받은 공모주를 상장 당일 매도하는 펀드, 적정 가격까지 보유하는 펀드 등 공모주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전략을 혼합해 적용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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