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 급증… 임대사업 새 틈새 ‘게스트 하우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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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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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만 85곳 성업중… 제주 - 부산일대 수요 급증
“저비용 고수익 매력”… 내국인과 소통장점 인기 상한가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단독주택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전경. 현재 서울 시내엔 85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성업 중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단독주택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전경. 현재 서울 시내엔 85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성업 중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퇴직 후 주택임대사업으로 재미를 봤던 박모 씨(55)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주변의 다가구건축물 한 층을 빌려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박 씨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을 내기로 계약한 뒤 이곳에 방 9개와 휴게실을 겸한 공용 취사실 1개, 침대 20개 정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박 씨가 예상한 게스트하우스 운영 수입은 월세 등 비용을 모두 빼고 600만 원가량이다. 그는 “젊은 직장인이나 대학생을 겨냥한 임대주택사업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며 “게스트하우스는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데다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 같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최근 들어 도심 속 게스트하우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도심 속 숙박업소가 부족해진 데다 베이비 붐 퇴직자를 중심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 도심 속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는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숙소인 호스텔(hostel)의 일종으로 모텔, 펜션 등이 발달한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숙박 형태다. 한 방에 2층 침대를 여럿 넣고 1박에 2만 원 안팎의 숙박료를 받는다.

숙박시설 관련 정보 전문업체 ‘호스텔닷컴’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는 모두 85곳이다. 마포구 서교동 일대와 종로구 계동과 동숭동, 중구 명동 등지를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특히 카페, 옷가게가 밀집한 마포구 서교동 단독주택가에서는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내걸었거나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인 곳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지방에서는 제주도나 부산 일대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게스트하우스를 지을 용지 수요가 늘면서 제주도 주택매매가(4월 16일 기준)는 연초 대비 4% 이상 올랐다. 제주시 연동의 개척공인중개소 강동학 대표는 “지난해부터 하루 30통이 넘는 외지인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할 만한 주택은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 부동산 틈새상품으로 주목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과 나 홀로 여행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2년 535만 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979만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1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숙박 수요가 7만3231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숙박시설은 현재 2만6507실(개장 예정 포함)에 불과한 형편이다. 김홍범 세종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여행문화가 다양화하면서 내국인들도 낯선 여행자들끼리 자유롭게 소통·교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230m² 이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허용한 것도 게스트하우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소형 주택건설 전문업체 ‘코쿤하우스’ 고종옥 대표는 “게스트하우스는 아파트 등 일반적인 부동산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틈새상품”이라며 “다달이 일정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부동산#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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