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우가 무슨 죄?… 지난달 말 소비 6.5%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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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52%↓ 호주산↑
정부, 미국산 검사 50% 유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쇠고기 소비량이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는 물론이고 한우 소비량도 줄었지만 호주산은 소폭 늘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6일 동안 국내 1064개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국내 쇠고기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그 전 6일에 비해 소비가 총 8.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 기간 미국산 쇠고기 소비는 52.3% 감소했고 한우도 6.5% 줄었다. 다만 호주산 쇠고기 소비는 2.3% 늘었다.

농식품부는 “위축된 쇠고기 소비를 타개하기 위해 한우 안전성 홍보 및 할인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쇠고기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미국산뿐 아니라 한우까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값이 싸고 상대적으로 청정 이미지가 강한 호주산만이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판매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광우병 발생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달 26일 이후 29일까지의 이마트 돼지고기 매출은 전주(19∼22일)보다 15% 증가했다. 닭고기 판매도 9% 늘었다. 광우병 발병 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돼지고기 매출도 그 전보다 각각 22%, 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산 수입 쇠고기 50% 검사’ 방침을 재확인했다.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100%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50%만으로도 검사 효과는 충분하다”며 “광우병 관련 물질(프리온)은 살코기에는 없고 뼈 같은 위험물질(SRM)에만 있기 때문에 전수 조사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산 쇠고기 검사비율을 (3%에서) 50%로 높이면서 통관 속도가 뚝 떨어졌는데 전수 검사를 하면 통관 적체가 더 심해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또 미국 광우병 발병 이후 주요국의 대응을 파악한 결과 검역을 강화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칠레, 코스타리카 등 4개국이며 캐나다, 일본, 멕시코 등 17개국은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분 수입금지 조치를 한 나라는 이집트,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광우병 조사를 위해 미국에 파견한 민관 합동조사단이 1일(현지 시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만큼 2일부터 매일 조사단의 활동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광우병 발생 농장은 농장주가 공개를 꺼려 아직까지 방문이 확정되지 않았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미국산쇠고기#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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