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로 관세 3% 없어진 브렌트유 첫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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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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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두차례 400만 배럴… 이란 제재로 두바이유 의존 줄듯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유럽산 원유에 적용되던 관세가 철폐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사상 처음으로 북해산 브렌트유 수입에 나섰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브렌트유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국내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중동산 두바이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 이후 최근까지 모두 두 차례에 걸쳐 400만 배럴 이상의 브렌트유를 수입했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 역시 브렌트유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두바이유에 비해 불순물 함량이 낮아 정제비용 등이 적게 들지만 가격이 비싸고 운송비가 많이 들어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의 수입목록에서 빠져 있었다.

정유사들이 고품질의 브렌트유 수입에 나선 것은 한-EU FTA로 브랜트유에 붙던 3%의 관세가 없어진 데다 중동정세 불안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브렌트유와의 가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브렌트유의 선물시장 가격은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6달러 정도 비쌌지만 19일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18달러, 두바이유는 116.98달러로 가격 차가 1.02달러로 좁혀졌다. 특히 원유의 3% 수입관세는 일부 운송비를 포함한 가격에 매겨지기 때문에 FTA 무관세에 따른 실제 가격인하 효과는 6%(7달러) 정도로 높은 편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북해산 브렌트유의 운송비가 더 비싸긴 하지만 가격인하 효과와 함께 불순물이 적어 정제비용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바이유와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브렌트유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1월 발효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각국에 이란원유 수입량을 지난해보다 15∼22%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 가운데 이란산 비중은 9.7%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량에 대한 합의가 끝나지 않았지만 정유사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수입량 조절에 들어갔다”며 “이란산 원유를 대체하는 차원에서 브렌트유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원유 수입#한-EU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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