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코스닥 상장사들 잇단 상장폐지… 기준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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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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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사업보고서 제출 시한 넘기면 ‘퇴출’

《 3월 이후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상장폐지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데요. 상장폐지는 어떤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요. 그리고 개인투자자가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피해서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에는 3월 말이면 어김없이 상장폐지 공포감이 엄습합니다. 바로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제출 시즌이 찾아오기 때문이지요. 12월 결산법인은 3월 말인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주총 개최일 2주일 전까지는 일정을 공시하고 주총 1주일 전까지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감사보고서는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기업의 회계장부를 살펴보고 내놓은 결과로 해당 기업에서 내놓은 재무정보가 믿을 만한지를 판단하는 보고서입니다. 사업보고서는 감사 의견을 포함해 사업의 내용, 임원 및 직원에 대한 사항까지를 담은 회사의 종합적인 보고서이지요. 즉 감사보고서가 외부의 평가라면 사업보고서는 자기소개서인 셈입니다.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바로 상장폐지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매출, 자본잠식률,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 등을 기준으로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 폐지 요건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먼저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의 제출 시한을 넘겼거나 감사의견 거절이 포함된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즉시 상장폐지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 감사의견과 관련해 상장폐지된 기업이 2008∼2011년 전체 상장폐지 기업의 50.4%를 차지할 만큼 ‘감사의견’은 상장폐지의 주된 이유이지요. 이 밖에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30억 원 미만’ 등 경영 부실이 드러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2년 연속 같은 처분을 받아도 상장폐지 대상이 됩니다. 올해도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를 마감한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총 22개 종목에서 감사의견 거절, 자본금 전액 잠식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지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상장폐지는 ‘날벼락’과 같은 소식입니다. 쥐고 있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고 말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아무리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더라도 투자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충고합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어떻게 상장폐지 가능성을 미리 감지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제출시한을 자꾸 어기는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감사의견 부적정 기업들이 감사보고서 공개를 피하며 계속 늑장을 피우다 공시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2008∼2011년 4년간 감사의견 관련 상장폐지 기업을 살펴본 결과 74.6%가 감사보고서 제출시한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꾸 주인이 바뀌는 것도 ‘이상 신호’라고 봐야 합니다. 최대주주가 자꾸 바뀌는 것은 대개 기업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퇴출이 결정된 대국은 2009년 한 해에만 총 5번 최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실적도 꼼꼼히 따져야지요. 실적 악화가 3년가량 이어지면 매출과 자본잠식률 등의 지표에서 한국거래소가 정해둔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최근 실적을 잘 봐둬야 합니다.

감사보고서 내용도 살펴봐야겠지요.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특히 감사보고서 확인 때 △외부감사에서 발견된 잘못된 부분 △의견문단에 명시된 의견 종류 △특기사항 내용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하라고 당부합니다. 이 3가지 항목만 자세히 살펴봐도 투자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향후 경영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감사인의 의견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상장폐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면 감사보고서의 특기사항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회계 혹은 지배구조 변경, 특수 관계자와의 중요한 거래, 향후 기업 재무구조의 불확실성이 있으면 감사인은 회사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보고서에 첨부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금감원은 “감사보고서는 제한된 시간과 비용으로 재무제표와 회계장부만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며 “감사보고서를 과신해서도 안 되지만 최소한 어느 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를 앞두고 있다면 감사보고서 확인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코스닥#주식#증권#상장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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