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하버드대 강연 “두산, 2020년 포천 200위 기업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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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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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강당에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1995년부터 시작된 두산그룹의 변신과 구조조정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보스턴=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14일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강당에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1995년부터 시작된 두산그룹의 변신과 구조조정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보스턴=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보스턴대 경영대학원(MBA) 석사학위를 받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14일 30년 만에 모교가 있는 미국 보스턴을 찾았다. 모교가 아닌 하버드대 MBA와 로스쿨, 케네디스쿨이 공동 주최한 ‘제21회 아시아 비즈니스 콘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초대받은 것. 이날 박 회장은 교수, 학생, 기업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창한 영어로 두산이 소비재 기업에서 중장비, 전력 및 담수화설비, 도시 인프라 건설 등 글로벌 인프라지원비즈니스(ISB) 기업으로 변신한 과정을 소개해 청중을 휘어잡았다. 특히 소비재와 ISB 매출 비중이 1998년 67% 대 37%에서 2011년에는 15% 대 85%로 완전히 뒤바뀐 점에 참석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강연이 끝난 뒤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창립 116년을 맞는 두산의 인재상을 묻자 “분명한 자기 눈높이를 갖고 있고 이를 상향 조정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근성이 있으면서도 그 방식에 편법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직원의 95% 이상이 두산에 합류한 지 10년이 안 된 직원인 만큼 새로운 기업문화와 인재상을 정립해 나가는 게 향후 중요 과제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인화와 화목을 중시하는데 친소관계나 학연 지연은 철저히 배제해 사내에서 동문회 등 친목 모임은 근절하고 있다. 박 회장은 “조직에서 인화와 화목은 평가와 인사 등에서 공정한 룰을 적용할 때 이뤄진다. 서로에게 당당할 수 있어야 화목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물 경영’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하고 싶은 사업을 하면 망한다. 잘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칙에 따라 다시 소비재 사업에 눈을 돌리거나 대부분의 그룹사가 갖고 있는 금융사업에 뛰어들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재 ISB 기업의 경영전략에 맞는 제조업 중심의 기업 인수를 생각하고 있으나 그 시기는 당초보다 2년 늦은 2016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200위에 진입하는 게 목표이며 “현재로선 가능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사업으로는 건설 부문을 뽑았다.

보스턴=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기업#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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