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의 힘’… 美 한국투자설명회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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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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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투자설명회는 서비스 부문의 투자자들까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투자설명회는 서비스 부문의 투자자들까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4일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클럽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처음으로 미국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이 행사가 끝난 직후 KOTRA 산하의 외국인투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코리아의 한기원 커미셔너는 한숨을 돌리고 있던 중 긴급 호출을 받았다. 세계적인 프라이빗에퀴티(PE) 펀드인 GEM사의 프랑코 스칼라맨드레 매니징 디렉터가 꼭 만나자고 연락이 온 것. 미팅을 마친 그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 펀드가 한국의 중소 중견기업에 투자할 계획이 있으니 계속 접촉하길 요청해온 것.

한 커미셔너는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비상장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私募)펀드가 한국 기업, 그것도 중소기업 투자에 잇따라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없던 상당한 변화”라고 말했다.

GEM사의 이런 결정에는 한미 FTA로 달라진 한국의 투자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 커미셔너는 전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한미 FTA 이후 변화된 미국 기업 및 투자자들의 대한(對韓) 투자심리를 목격할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투자신고 계약을 한 실적은 7건에 4억3000만 달러(약 4860억 원).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계약된 4건에 3억3000만 달러에 비해 건수와 금액이 증가했다. 더 눈에 띈 것은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의 규모였다. 2004년부터 매년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한번도 참석자가 100명을 넘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는 200명이 훌쩍 넘는 투자자가 몰렸다. 세계적인 헬리콥터 제조업체인 시코르스키도 그중 하나. 이 회사의 크리스토프 누릿 부사장은 “한국의 항공산업이 성장하고 있고 한미 FTA가 발효돼 새 투자 기회가 있는지 보러 왔다”고 말했다.

규모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저변도 크게 넓어졌다.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컨설팅 법률 금융 교육 방송물제작 관광 여행 유통 등 서비스 부문의 투자자들이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한미 FTA로 새로 개방되거나 추가로 자유화된 업종이었다.

이날 투자신고서에 서명한 기업 중에는 인사분야 컨설팅업체인 액트원도 들어 있었다. 올해 연간 매출액 10억 달러에 달하는 이 회사는 이번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 지사장으로 내정된 스티브 리(이승용) 씨는 “미국 기업 진출이 늘면서 한국과 미국 사정을 잘 아는 컨설팅 수요가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미 FTA 효과를 노리고 미리 준비한 기업도 있다. 인수합병(M&A) 전문기업으로 월가에 있는 글로벌코퍼레이트파이낸스는 최근 6개월 동안 한국을 방문해 지방 중소기업을 샅샅이 뒤졌으며 이번에 1차로 8000만 달러의 투자결정을 내렸다.

세계 1위 유기금속화합물업체인 앨버말과 펌프 생산기업인 골드펌프는 기존에 있는 한국의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각각 4000만 달러와 34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존 니컬스 앨버말 부사장은 “한미 FTA로 관련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공장을 증설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생산 원가가 더 낮은 중국을 두고 한국을 투자지로 선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도 등과 FTA를 맺은 자유무역 허브국가여서 한국을 발판으로 다른 시장에 진출하기가 유리하다는 점과 한국의 우수한 인적 자원을 꼽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한미FTA#한미자유무역협정#FTA#자유무역협정#한-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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