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DBR-서울대CFO전략과정 케이스 스터디: 롯데주류의 두산주류 인수 후 통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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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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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나누자 ‘처음처럼’ 희망이 되살아나

롯데주류는 2009년 3월 ‘처음처럼’을 만드는 두산주류를 인수했다. 당시 두산주류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이었다. 두산그룹이 식품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한 후 사람과 설비 투자를 엄격히 통제했고 인사 적체와 인수합병(M&A)으로 조직의 활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롯데는 두산주류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M&A 뒤에 많은 기업이 일반적으로 하는 ‘점령군’ 노릇을 하지 않았다. 초기에 단 12명의 롯데 직원이 두산으로 왔고 3년에 걸쳐 모두 18명의 롯데 직원이 두산에 편입됐을 뿐이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인수 당시 250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던 두산주류는 롯데주류BG(비지니스그룹)로 바뀐 지 3년 만에 6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와 서울대CFO전략과정은 롯데주류의 두산주류 인수 후 통합작업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이 기사 전문은 DBR 101호(3월 15일자)에 실려 있다.

소주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는 힘들다. 소주회사들은 모두 열대 고구마인 타피오카로 만든 주정에 감미료와 물을 더해 소주를 만든 뒤 똑같은 초록색 병에 담아 판다. 감미료와 물을 섞는 기술이 품질 차이를 만든다. 두산주류의 대표 제품인 처음처럼은 3년 전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11%에서 16%로 5%포인트가 올랐다. 바뀐 건 단지 처음처럼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었을 뿐이다. 바로 이 마음가짐의 변화가 인수 후 통합과정(Post Merger Integration·PMI)의 성공을 대변한다.

롯데주류는 M&A 후 구성원의 정서와 반응을 감안해 회사 통합 중장기 계획에 돌입했다. 통합 초기 구성원들의 불안과 저항을 예상해 안정화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PMI 작업은 ‘관망기’ ‘피동적 수용기’ ‘적극적 수용기’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눠서 진행됐다.

○ 공유와 이해


전체 PMI의 첫 단계로 ‘관망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이 6개월 동안 두산 출신 임직원들이 롯데그룹을 이해하고 롯데그룹에서는 두산주류 임직원 개개인이 긍정적 비전을 형성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그룹 공통 설문지를 이용해 조직문화진단 설문도 실시했다. 두산주류 임직원들의 기본 인식을 조사하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이후의 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이 시기에는 또 두산주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1박2일 동안의 교육, 기존 연봉제와 평가제도 개선, 자긍심, 열정, 창의, 신뢰의 4대 핵심가치 체계 정립 등이 이뤄졌다.

○ 비전 설정과 변화의 확산

롯데주류가 회사의 전략과 경영 현황을 임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2011년 진행한 컴퍼니 랠리 행사 모습. 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가 회사의 전략과 경영 현황을 임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2011년 진행한 컴퍼니 랠리 행사 모습. 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는 다음 단계로 ‘피동적 수용기’에 해당하는 6개월 동안 인사제도를 변경했고 새로운 롯데주류의 비전을 임직원들의 토론을 거쳐 새롭게 정립했다. 또 일상의 변화를 위한 ‘월례특강’을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해 통찰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공통적인 비전과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 특히 이 시기에 롯데는 ‘꿈’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2018년 롯데주류의 비전을 새롭게 정립해 ‘매출 1조 대표 브랜드, 1위의 종합주류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직원들의 토론과 워크숍을 통해 구체화했다. 핵심인재 육성프로그램안 ‘쿨랩’과 ‘V팀’도 도입했다.

○ 변화 관리 추진

롯데주류는 M&A 1년 이후부터를 세 번째 변화관리 추진단계인 ‘적극적 수용기’로 정했다. 여기서는 변화를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과 목표를 임직원 개개인의 비전과 일치시켜서 따라올 수 있도록 했다. 비전을 내재화 과정으로 ‘WOW학교’에서 임직원을 교육하고 일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해 ‘ABC’라는 이름의 관련 책을 만들고 교육도 실시했다. 특히 롯데는 동기부여에 신경 썼다. 점령군처럼 ‘따라오라’고 독촉하기보다 ‘두산에서 판 걸 후회하게 하라’며 구성원들 스스로 열심히 일할 의지를 북돋웠다.

이런 노력은 재무적 성과로 이어졌다. 인수 당시인 2009년에 3600억 원이던 매출은 2011년 기준으로 4600억 원으로 늘었다. 롯데주류의 영업이익률은 이제 15%에 가깝다. 구성원들 스스로가 숨겨져 있던 능력을 발휘해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예상보다 더 빨리 매출액이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회사를 이해한 뒤 애정과 의지를 갖고 두산주류가 아닌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냈다.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제도 안에 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를 녹이는 것은 힘들다. 롯데는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피인수기업 임직원들의 마음을 얻었다. PMI를 진두지휘한 롯데주류 이석환 경영지원본부장은 “PMI는 조직활성화 작업이며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1호(2012년 3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IT혁신 확산방식과 대처법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사람들은 몇몇 아이디어는 쉽게 받아들이고 또 다른 아이디어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사람이 어떤 아이디어에 감염되면 그 사람은 시간이 좀 흐른 후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지적인 ‘전염병’이 생겨난다.” 혁신 이론가들은 오래전부터 잠재적 사용자들 사이에서 혁신이 확산되는 현상을 감염을 통해 특정한 질병이 확산되는 현상에 비유했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혁신이 확산되는 모습이 전염병의 확산을 나타내는 곡선과 유사한 S모양을 띤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혁신이 확산되는 과정은 단순한 질병 확산 모형에 반영된 과정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기술(IT) 혁신은 어떤 식으로 확산되는지, 그에 따라 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



협상중 분노, 약될까 독될까

▼ 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여러 차례 협상한 파트너와 논의하던 중 상대방이 당신 회사의 정보 보안 능력을 더는 믿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상상해 보라. 툭 튀어나온 무책임한 발언에 당신은 화가 났다. 이때 당신의 분노는 협상에 도움이 될까 독이 될까. 협상 참가자의 감정은 협상 결정과 반응에 많은 영향을 준다. 분노는 나중에 후회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상대방과의 협력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분노는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어 내는 데 효과가 있다. 협상 도중 진심으로 느끼는 분노를 숨길 경우 협상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행복보다는 분노가 협상에 유리하다는 게 입증되기도 했다. 분노가 언제 협상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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