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뺨치는 소형… 나, 미니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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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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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4개, 욕실 2개에 드레스룸, 가족실까지 있는 아파트라면 규모가 얼마나 될까? 최소한 전용면적 100m²가 넘는 중대형을 연상하기 쉽겠지만 요즘엔 85m² 이하의 중소형에서도 이런 평면이 가능하다.

최근 주거 트렌드가 실수요자 중심의 ‘실속형’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생활 편의성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건설사들이 중대형처럼 쓸 수 있도록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중소형 주택인 ‘미니맥스(Mini Max)’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 중소형 아파트에 방 네 개도 거뜬

‘미니맥스’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방 4개, 드레스룸까지 넣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 아파트의 평면도(위), 무빙퍼니처(움직이는 내장형 가구)를 활용해 방 개수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한화건설의 ‘스마트 핏’. 삼성물산·한화건설 제공
‘미니맥스’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방 4개, 드레스룸까지 넣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 아파트의 평면도(위), 무빙퍼니처(움직이는 내장형 가구)를 활용해 방 개수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한화건설의 ‘스마트 핏’. 삼성물산·한화건설 제공
최근 중소형 아파트 분양 마케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베이(Bay)’이다. 베이는 아파트 전면부의 구획된 공간을 의미한다. 4베이라면 앞 발코니 쪽으로 방 3개와 거실(총 4개의 공간)이 일렬로 배치돼 있다는 얘기다.

종전에는 ‘60m²(전용면적 기준) 이하는 2베이, 60m² 초과∼85m²는 3베이’가 공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미니 맥스’ 개념이 등장하면서 60m² 이하에 3∼4베이, 60m² 초과∼85m²에 4.5∼5베이 평면을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반도건설이 이달 경남 양산시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 4차’는 84m²에 4베이 구조를 도입해 앞 발코니 쪽에 방 네 개를 넣고 거실과 별도의 가족실까지 뒀다. 반도는 지난해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59m²에도 4베이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한양건설도 이달 말 세종시에 분양할 ‘한양수자인 에듀파크’의 84m² 규모 아파트를 4베이 위주로 구성했다.

미니맥스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뒤따라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 중인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 84m²C형에 방 3개와 거실을 앞 발코니에 배치하고, 안방에는 대형 아파트에나 가능했던 욕실과 드레스룸까지 추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0월 대전 도안신도시에서 분양한 ‘도안아이파크’ 84m²에 5베이 평면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 특화상품 개발 경쟁도 치열


욕실 천장을 높여 수납공간으로 활용한 우미건설의 ‘수납 증대 다락형 오피스텔’. 우미건설 제공
욕실 천장을 높여 수납공간으로 활용한 우미건설의 ‘수납 증대 다락형 오피스텔’. 우미건설 제공
‘베이 마케팅’으로 촉발된 아파트 평면 개발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근 1, 2인 가구 전용 소형주택에 적용할 평면인 ‘스마트 셀’과 ‘스마트 핏’ 2종을 개발하고 저작권까지 등록했다. 스마트 셀은 욕실과 주방이 차지하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다른 공간을 대폭 늘려준 형태다. 이를 통해 거주자가 실내공간을 같은 규모의 다른 아파트보다 20%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핏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무빙퍼니처(움직이는 내장형 가구) 등을 활용해 실내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만든 평면이다.

아파트 실내를 입체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수납공간을 극대화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수납 증대 다락형 오피스텔 평면’을 개발해 저작권을 등록했다. 이는 천장을 일반 오피스텔보다 40cm 높게 만든 뒤 그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버려진 공간으로 여겨졌던 화장실 천장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주목받았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원은 “좁은 면적을 넓게 쓰도록 전용률을 높이거나 부분 임대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특화 요소가 있어야만 주택 수요자의 관심을 끄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독립공간을 늘리기 위한 무리한 구획, 발코니 확장 등으로 공간이 제 기능을 잃거나 안전, 에너지 효율 문제 등 부작용이 생길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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