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2조7271억 절감… 포스코 ‘혁신의 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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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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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선화성 메가Y’ 추진반 원가절감 현장

포스코 ‘제선화성 메가와이’ 추진반 직원들이 지난달 22일 광양제철소 4고로 현장에서 조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제선화성 메가와이’ 추진반 직원들이 지난달 22일 광양제철소 4고로 현장에서 조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요즘 철강업계 키워드는 ‘생존’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움직임에다 나날이 치솟는 원자재 가격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철의 주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의 가격은 2005년과 비교해 각각 435%, 247% 상승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원료를 100% 외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인상은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된다. 광산을 직접 소유해 원료를 자급하는 외국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포스코는 지난해 오히려 원가를 6% 절감하며 10.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국내 주요 철강업체 가운데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수성한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원료를 조달하는 순간부터 배에서 하역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製銑) 공정까지 포스코만의 현장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계적인 철강산업 정보제공 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가 포스코를 종합 경쟁력 세계 1위 철강업체라고 평가할 정도다.

지난달 22일 기자가 찾아간 전남 광양만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불황의 한파에도 제철소는 24시간 가동되고 있었다. 차가운 늦겨울 날씨인데도 후끈한 고로의 열기가 온몸에 와 닿았다. ‘철을 끓인다’는 말 그대로였다.

광양제철소에는 포스코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제선화성 메가와이(Mega-Y)’ 추진반이 있다. 포스코는 제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원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2005년부터 포항과 광양, 두 제철소의 구매 수송 제선 등 7개 부서와 함께 태스크포스 성격의 추진반을 만들었다.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선화성 메가와이 추진반이 이뤄낸 누적 원가절감액은 2조7271억 원이다. 포스코 전사 원가절감액의 40%를 차지한다.

사내에서 ‘절약의 달인’이라는 칭호를 듣는 추진반의 절약 노하우는 단지 ‘마른 수건 짜기’ 방식이 아니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조원가를 줄이는 전통적인 원가절감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소요시간 등 숨은 간접비용까지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하루하루 치솟는 철광석 대신 값싼 분광석(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쓰고도 똑같은 품질의 철을 만들어내는 기술혁신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식이다. 이런 새로운 원가절감 혁신은 현장에서 시작된 노력이 바탕이 됐다.

김태선 제선화성 메가와이 추진반장은 “포스코의 경쟁력은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혁신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지난해에는 신일본제철 관계자들이 찾아와 ‘포스코만의 원가절감 노하우를 배워 가겠다’며 현장 야간근무를 자청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광양제철소 입구에 달린 현판에는 ‘무한자원 유한창의’란 표어가 적혀 있었다. 포스코의 ‘궁즉통(窮則通·궁하면 통한다)’식 원가 절감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광양=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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