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중동으로 가자… 해외건설 인력 4800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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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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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한 해외 플랜트 사업이 ‘제2 중동 건설 붐’을 일으키면서 고용창출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대비해 원전 및 해외건설 인력 양성에 나서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2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서울 중구 서소문동 해외건설협회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해외건설시장 △원전 △중동지역 등 3개 분야에서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창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해외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 “중동 잡아라”…병역·세제 총력 지원

지식경제부는 이날 보고에서 “올해 국내 기업들이 원전산업 분야에서만 모두 500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며 “2017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서만 우리나라 인력이 최고 4307명까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경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1090명), 한전기술(240명), 한전원자력연료(139명), 한전KPS(172명), 두산중공업(177명), 현대건설(2630명), GS건설(434명) 등 주요 원전기업의 올해 원전 관련 채용 규모는 5036명에 이른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대졸 청년층 3500명을 포함한 4800명의 해외건설 인력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청년층의 해외건설 현장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졸자 대상 단기 실무교육 인원을 지난해 2500명에서 올해 3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해외건설협회에서 중동지역 전문인력 진출방안을 주제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중동 진출 기업과 인력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진출 근로자들에게 세금과 교육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강현정 울트라건설 대표, 이 대통령, 이선주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원장(왼쪽부터).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해외건설협회에서 중동지역 전문인력 진출방안을 주제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중동 진출 기업과 인력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진출 근로자들에게 세금과 교육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강현정 울트라건설 대표, 이 대통령, 이선주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원장(왼쪽부터). 청와대사진기자단
또 대학의 마지막 1학기를 해외건설 실무교육으로 대체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실무학기제’를 도입한다. 젊은이의 해외건설 현장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병무청과 협의해 해외건설 분야의 병역특례 대상을 대기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도 중동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인과 근로자를 위해 소득세 감면 혜택 및 동반자녀의 교육비 부담 경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시적인 근로소득공제 지원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해외건설 현장 근무 근로자들의 소득세 면세점 상한선을 높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진출 대상국 정부와 교섭해 현지에 정착한 기업인 자녀들이 해당 국민과 동일하게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했다.

○ 해외 인력 수요 급증

정부가 원전 및 플랜트 전문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원전 시장이 커지고 오일머니를 재투자하기 위한 중동지역의 플랜트 발주규모가 확대되는 등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제2의 중동 붐’이 일면서 해외건설 현장에 올해만 22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며, 2015년까지 1만4000명의 해외건설 인력이 더 공급돼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UAE 원자력공사가 한국이 현재 건설 중인 UAE 원전 4기의 운영인력도 100% 한국 측에서 제공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인력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UAE 원전 설계와 건설, 운전 등에 필요한 인력은 2020년까지 연간 1000∼4000명에 이른다.

UAE뿐만 아니라 최근 이 대통령의 터키 방문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는 터키 원전 수주 관련 협상 재개도 원전 전문 인력 채용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터키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재개 요청에 따라 우리 측 실무대표단이 이달 터키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원전 건설 인력 수요만 급증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화력 태양광 풍력 등 플랜트 건설 영역의 다각화에 힘을 쏟으면서 관련 분야의 인력 수요도 함께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경남기업 등이 올해 상반기 해외 플랜트 경력직 채용 공고를 이미 내놓은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280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발전플랜트 시장은 2020년 408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외플랜트 시장 공략 여부에 따라 건설업체별 성패가 나뉘고 있다”며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관련 인력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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