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화성시 반월동 반도체사업장에 연구원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28층짜리 2개동 규모의 종합부품연구소를 짓는다고 23일 밝혔다. 대지면적 5만909m², 총면적 33만2943m²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부품 연구개발(R&D)센터이다.
화성 종합부품연구소를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방침이다. 기존의 여러 사업장에 나뉘어 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설비 등 부품(DS)부문 연구시설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높이고 신성장동력인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등에 대한 연구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화성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2013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분야 투자액 14조 원 중 절반 이상을 시스템LSI 부문에 투입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이 빠르게 보급되고 이른바 ‘스마트 혁명’이 일어나면서 부품 R&D에도 ‘컨버전스(융합)’가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DS사업을 총괄하게 된 것도 이런 움직임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아직 세계 5위권인 시스템LSI 부문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R&D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이다. 데이터를 단순하게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논리, 연산 및 멀티미디어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LSI 반도체는 좀 더 융합적인 R&D를 필요로 한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기술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 시스템LSI 반도체에서 세계 4위권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후지쓰(세계 18위), 파나소닉(세계 20위) 등 세 회사가 반도체 부문을 분사해 통합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일종의 관민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의 출자를 받아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래전략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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