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실업자 최후의 보루 실업급여·국민연금은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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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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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정부와 업무협약 통해 비상대처용 상품들 내놔

《선진국 재정위기로 국내외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주요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불황 대비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공단,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잇달아 업무 협약을 맺고 불황 대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용불량 및 채무불이행으로 실업급여나 국민연금 압류를 막아주는 상품은 물론이고 자영업자가 부도났을 때 물품 대금을 대신 내주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 “실업급여, 국민연금 압류? 걱정마세요”

우리은행은 최근 고용노동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실업급여 압류를 방지하기 위한 ‘실업급여지킴이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실업자들이 실업급여까지 압류 당해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태를 막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업급여는 실업자가 생계를 유지하면서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업급여지킴이통장’은 18일 기준으로 각각 9700만 원, 1207계좌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민연금공단과 손잡고 국민연금을 압류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국민연금안심통장’을 내놓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에 노후를 의존하는 국민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수급권을 보호하는 일은 고객들이 안정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필수 조건이자 국가적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기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은행권이 만든 ‘행복지킴이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돈을 압류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부터 모든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생계 불안이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금융권이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 “자영업자 폐업 때 물품대금도 내드립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상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중앙회가 개발하고 하나은행이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노란우산공제’는 선보인 지 4개월 만에 가입자가 3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 상품은 폐업이나 부도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생활비와 은퇴자금을 지원한다. 채권자의 압류가 가능한 예금, 펀드 등 금융자산이나 부동산과 달리 이 상품은 압류할 수 없다. ‘부도 공포’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에게 인기가 높은 배경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궂은날을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이 지난해 선보인 ‘가맹사업보증보험’ 상품도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가맹사업자(프랜차이즈 사업자)가 영업이 어려워져 가맹본부와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서울보증보험이 그동안 내지 못한 물품대금 및 장비 사용료 등을 대신 내주는 상품이다. 시장에 나온 이후 매달 400∼600건의 가입자가 생겨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사업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폐업하는 가맹점 또한 속출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매월 700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상품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은 앞으로도 불황 대비 금융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가 나쁠 때 잠재 고객을 미리미리 확보하겠다는 속내와도 무관치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황 대비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당장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고객이지만 이들이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소득도 늘고 빚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금융 상품에 추가 가입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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