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램 아성 깨자”… 日-美-대만 3국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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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다-마이크론-난야 통합 추진

일본과 대만, 미국 등 3개국의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 3곳이 통합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겨냥한 행보지만 통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현지 시간)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만의 난야(南亞)와 경영 통합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메모리반도체의 하나인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3∼5위인 업체들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D램 시황 악화로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세계 D램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세계 D램 반도체 1, 2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각각 45.1%와 21.6%다. 이어 엘피다(12.2%) 마이크론(12.1%) 난야(3.5%) 순이다. 엘피다 등 3사가 통합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27.8%로 높아져 하이닉스반도체를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선다.

일본 언론은 “엘피다의 기술력이 삼성전자에도 맞설 수 있는 수준”이라며 “비용 경쟁력이 있는 난야와 합치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플래시메모리를 만들고 있어 제품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세 업체가 통합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엘피다는 5년 전부터 “한국 업체들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일본과 대만이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성과가 없었다. 대만 난야는 8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모(母)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며, 마이크론도 자체 보유 기술과 인텔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통합이 이뤄져도 국내 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밖에 안 된다”며 “그나마도 기술경쟁력과 원가 절감 노력이 함께 받쳐주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999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 당시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섰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2년 만에 절반 가까이로 떨어진 바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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