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KB국민은행장 “인사때 최소 20% 연공서열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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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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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정례화 젊은 조직으로”
■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인터뷰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인사 때 최소 20%는 연공서열을 파괴한 발탁 승진을 실시하겠습니다. 직원들에게 능력만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언제든 승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본부장을 거치지 않은 부장을 부행장으로 발탁해 화제를 모은 민병덕 KB국민은행장(사진)이 앞으로도 파격 인사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뱅킹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면 과감한 내부 변화가 필요하다”며 “인재들이 빨리 승진해야 직원들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로 단행했으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어떤 간섭이나 지시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젊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행은 2만3000명 직원 중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직원이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해마다 일정 인원이 나가고 신규 직원이 들어와야 조직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자금난에 빠진 성동조선해양의 추가 지원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그는 “채권자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소액채권자인 국민은행이 피해를 볼 수 있었다”며 “지원 거부는 내가 아니라 여신협의회의 결정이지만 비슷한 상황이 또 와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단은 올해 상반기(1∼6월) 안으로 성동조선해양에 7300억 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채권 비율은 7.6%로 수출입은행(47.4%), 우리은행(15.7%)보다 작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은행이 보유한 성동조선해양 채권은 대출이 아니라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를 팔았다가 떠안은 채권이라는 점이 지원 거부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출 채권과 달리 성동조선해양이 정상화되어도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을 판매할 때와 달리 해당 기업이 진짜 어려울 때는 외면했다’는 비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민 은행장은 성과급 지급 등으로 최근 금융계가 다시 탐욕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비판받을 건 받겠지만 금융계에 대한 격려가 조금 부족하다”며 “한국 제조업체나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금융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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