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테마주로 지샌 2011년… 막바지 초대형 ‘북한 테마주’로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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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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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선거 등 테마주들 등장했다 사라져… 전문가들 “테마주 끝 좋은적 없다” 신중 당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국내 증시는 향후 전망이 불가능한 시계 제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경기둔화 우려 등 익숙한 악재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테마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어 우려된다.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시장 흐름에 따라 매매를 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뉴스나 모멘텀에 기대 단타 매매를 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의 끝이 좋은 적이 없었다며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 급등→급락…‘북한 테마주’ 주의보



테마주 열풍이 거세게 분 올해 증시의 막판에 대형 테마주가 등장했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북한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는 것.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안보 불안감에 방위산업주가 급등하는가 하면 실체 없는 주식들도 대북 관련주로 요동쳤다.

방위산업주는 연일 올랐다. 무선통신장비업체인 휴니드테크놀로지스(휴니드)와 방산장비 제조업체 스페코, 방산용 전원공급기 제조업체 빅텍 등은 이틀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은 19일 오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흐름 없이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갑자기 핫이슈로 급부상했다.

반면 남북경협주와 식료품주 등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남북경협주는 19일 개장 초반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미국이 식량을 지원할 거라는 내용이 곧 발표된다는 외신 보도에 급등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나오자마자 급락했다가 장 후반에 다시 반등했고 20일에는 일제히 하락했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19일 크게 올랐던 생필품 관련주도 다음 날 곧바로 하락해 ‘1일 천하’에 그쳤다.

북한과 크게 관련 없는 종목도 들썩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이목이 집중돼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YTN은 19일 상한가로 뛰었다. 김 위원장의 사인이 ‘심근경색’으로 밝혀지면서 자동심장충격기 제조업체 씨유메디칼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테마주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방산 수주 등 실적에 근거하지 않고 단지 불안감에만 의존해 오른 종목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정치 테마주도 다시 들썩일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 ‘선거 테마주’도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증시에 선거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60개가 넘는다. 대선 관련 유력 인사들이 내세우는 교육, 복지 등 특정 정책 관련에서부터 유력 인사와 회사 관계자의 친분에 기댄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일부 종목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정치 테마주 가운데 단연 으뜸은 안철수연구소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면서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올해 들어 6배 이상 올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박근혜 테마주’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대표적인 저출산 대책 관련 정책 수혜주로 꼽히며 대표적인 ‘박근혜 테마주’로 불리는 아가방컴퍼니는 이달 들어서만 2배 가까이 올랐다.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 박 전 대표 지지모임 회원으로 알려진 인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서한, 박 전 대표 사촌의 남편이 대표이사로 있는 동양물산 등도 매일 급등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져 조금만 건드려도 확 띄울 수 있는 종목으로 투자자금이 몰려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국 이 같은 이유 없는 상승 행진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돌아간다. 주가 고점 부근에서 경영진이 지분을 팔아치우고 이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G의 경영진은 14, 15일 이틀간 장내에서 총 16만3000주를 팔아치웠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의 끝이 좋은 적은 없다”며 “상당 기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다고 예상하면 테마주가 언제든 다시 난립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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