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長 외벌이론 부족해… 자녀-부인도 ‘파트타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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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올들어 이례적 고용증가, 그 이면엔…”

올 들어 매월 40만 명가량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남성 가장의 ‘풀타임’ 일자리보다 30, 40대 여성과 20대 청년의 ‘파트타임’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집에 있던 주부들이 자발적으로 ‘파트타임’ 같은 단시간 근로에 대거 나선 게 핵심이었다.

단시간 근로 확대가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질의 단시간 일자리를 늘려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내놓은 ‘노동공급을 중심으로 살펴본 최근 고용증가세 분석’에 따르면 모든 성·연령대 중 15∼29세 남성과 30∼54세 여성, 특히 가구주가 아닌 취업자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보다 각각 7만7000명, 5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집안의 가장(가구주) 몫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가장이 아닌 주부나 청년층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KDI는 최근 3년간의 일자리 증가세가 경제성장률, 노동수요를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나눈 고용탄성치가 2010년 2분기∼올해 2분기에 0.48로 2006∼2007년(0.25)보다 높은데 이것은 경제성장으로 늘어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는 뜻이다.

전통적 기준으로 봤을 때 이렇게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질이 낮다. KDI도 청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가 △외벌이로는 안 되니 주부, 자녀가 파트타임 근로에 뛰어든 상황 △정부의 고졸채용 및 청년인턴, 일자리 나누기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30∼54세 여성의 경우 근로시간이 2006년 47시간에서 2011년 43시간으로 크게 줄었는데, 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황수경 KDI 연구위원은 “단시간 근로자 확대를 고용의 질 저하로 보지 말고 여성 및 청년의 경제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형태가 다양해지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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