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옵션쇼크’ 올해엔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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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물량 4400억 그쳐… 지난해엔 2조3000억

‘11·11 옵션쇼크’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10일, 11월 코스피200지수 옵션 만기일에 증권업계가 ‘긴장’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충격은 없었다. 다만 이탈리아 재정위기 공포가 고조된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 확대에는 다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11 옵션쇼크’는 지난해 11월 11일 코스피200지수 옵션 만기일 장중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장 종료 10분을 남겨둔 동시호가 때 약 2조3000억 원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48포인트 넘게 급락한 사건을 말한다. 한국도이치증권을 통해 쏟아진 매물 폭탄으로 한국 증시는 그야말로 ‘테러’를 당하다시피 했다. 이후 검찰에선 도이체방크 홍콩지점과 한국도이치증권의 시세 조종 때문에 발생한 사건으로 결론을 내리고 448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도이치증권과 임직원을 기소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는 최근 선물시장 내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매동향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옵션쇼크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이탈리아 재정위기 공포에 장이 하락하면서 또다시 지난해의 악몽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졌다. 결국 장 막판에 4400억 원가량의 매도물량이 몰리면서 16포인트가 떨어졌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옵션쇼크는 외국인이 옵션 만기를 이용해 대량의 차익거래 매물을 한꺼번에 청산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오늘은 외국인의 차익거래 자금이 이미 상당히 빠져나간 상태였고 들어온 자금 정도만 빠져나가 작년과 같은 사태가 다시 반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옵션 만기를 맞은 이날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서는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이 있어 변동성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7%를 돌파하면서 이탈리아 상황에 대한 우려감이 치솟았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교롭게도 옵션 만기일에 공매도가 재개되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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