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신흥국 유동성 위기땐 단기자금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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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회의 시작에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회의 시작에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이 글로벌 통화스와프 체제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글로벌 금융안정망(GFSN) 확충에 합의하면서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G20은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흥국의 환율 평가절하를 자제하자는 원칙에 합의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G20 재무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G20 중앙은행 총재들은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에 걸친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코뮈니케(공동성명)를 발표했다. 우선 G20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신흥국들이 외환위기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단기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IMF가 일시적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는 국가에 대해 해당 국가의 요청 없이도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G20은 또 자본이동 자유화로 경제위기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과도한 외화 유출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본이동 관리원칙’을 세워 거시건전성 정책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외국자본을 규제하는 ‘자본통제’ 정책을 한시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G20 재무회담 공동성명…글로벌 통화스와프 구축 논의

이와 함께 공동성명은 “중앙은행이 글로벌 유동성 충격에 대응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명시해 한국이 제안한 글로벌 통화스와프 구축 논의의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통화스와프는 특정 국가에 외화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중앙은행끼리 화폐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화를 차입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시스템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통화스와프를 반대했던 선진국들을 상대로 금융안전망이 튼튼해지면 신흥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막대한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쌓을 필요가 줄어들어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득해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통화스와프 구축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환율 평가절하 자제 합의…위안화 절상거부 中 압박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국제공조 원칙도 합의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선진국들은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신흥국들은 물가상승을 고려하되 경제성장에 무게중심을 둔 경제정책을 펴기로 한 것.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경상수지 흑자국들은 내수 확대를 통해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제도를 강화하도록 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감소를 피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 상원이 ‘환율 감시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연일 위안화 환율을 평가절하하면서 맞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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