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에 美 사전트-심스 교수…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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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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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침체 해결책 토대 마련”… “금융 거품 없다던 이론에 왜?”
사전트는 韓銀 해외고문… 심스와 5월 방한 ‘인연’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경제학 교수(69)와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69)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일(현지 시간) ‘거시경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실증적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이 두 사람을 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총 1000만 크로나(148만 달러)가 수여되며 수상식은 12월 10일 열린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사전트 교수와 심스 교수는 금리를 올리거나 세금을 내리는 등 거시경제 정책에 변화를 주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에 공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왕립과학원은 두 교수의 이론이 아니라 통계학을 토대로 한 거시경제문제 해결 방법론에 주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소개했다.

사전트 교수는 1970년대 이후 경제학계를 지배해온 합리적 기대가설을 발전시킨 경제학자로 유명하다. 합리적 기대가설은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미리 알려진 경제정책이 현실화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가설은 자산가격이 본래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형성될 수 없기 때문에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는 거품은 발생할 수 없다고 본다. 이 때문에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두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대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전트 교수는 2007년 1월부터 한국은행의 해외 고문 교수를 맡고 있다.

심스 교수는 거시경제정책의 효과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 모델인 ‘VAR(Vector Autoregression·벡터 자기회귀모형)’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VAR는 금리인상 때 물가와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하는 데 효과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행 송승주 통화연구실장은 “두 교수는 경제정책이 국가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데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1970, 80년대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지만 최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5월 서울대 경제학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받고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심스 교수는 ‘요즘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 상금 500만 크로나를 어떻게 투자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현금으로 보관하면서 잠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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