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솟아날 구멍’ 포스트 브릭스 어디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CIVETS… MAVINS… MIKT…

재정 위기가 심화되며 시름에 잠긴 유럽과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에 덜미를 잡힌 미국이 세계 경기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신흥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IB)들은 2000년대 이후 대표적인 신흥 유망국으로 꼽혀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외에도 시베츠, 마빈스, 믹트, N11 등 갖가지 조어를 개발해내며 ‘포스트 브릭스’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차세대 신흥국으로 세계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현재 위기 극복의 열쇠를 신흥국이 쥐고 있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팀장은 “유럽 핵심국들이나 미국이 지금 당장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질서 있는 위기대응에 따른 ‘시간벌기’뿐”이라며 “선진국들이 최대한 시간을 끄는 동안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실제 성장과 경기회복이 이뤄져야 자연스러운 위기 봉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을 비롯한 기존의 브릭스 국가 외에도 글로벌 성장의 축을 짊어질 수 있을 만한 새로운 국가를 탐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베츠(CIVETS·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의 영문명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를 브릭스의 뒤를 이을 새로운 다크호스로 소개했다.

시베츠 외에도 브릭스에서 새로운 유망 국가를 추가한 브림(BRICM·브릭스+멕시코), 브리시(BRICI·브릭스+인도네시아), 비시스(BICIs·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이 흔히 언급된다. 세계 최대의 회계법인이자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브릭스에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를 더한 ‘E7’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브릭스 경제연구소가 꼽은 ‘비스타’(VISTA·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내놓은 ‘마빈스’(MAVINS·멕시코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공) 등에서처럼 인도네시아는 대부분의 유망 신흥그룹에서 빠지지 않는 국가다.

한국을 편입시킨 그룹도 많다. 미국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기존 브릭스 4개국에 한국을 포함해 브릭(BRICK)이란 표현을 사용했으며 최근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포함된 ‘믹트’(MIKT·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N11’(한국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이란 이집트 파키스탄 필리핀 등) 을 신성장국가군으로 분류했다. HSBC 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는 올해 5월 ‘HSBC GIF 시베츠펀드’를 내놨으며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한국이 20% 이상 포함된 N11 펀드를 신규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