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보험료 20∼30% 뛰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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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과잉진료 유도에 보험사 출혈경쟁이 원인

‘민영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2008∼2009년에 많이 팔린 실손보험의 갱신시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에 몰리면서 가입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6월부터 실손보험의 갱신보험료를 올려 받고 있다. 3년 갱신형 상품 가입자를 기준으로 보험료 인상률은 평균 20∼30%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2008년 6월부터 매월 보험료 2만1970원을 냈던 45세 남성 가입자는 48세가 된 올해 6월부터 23.1%(5070원) 오른 2만7040원씩 갱신보험료로 내야 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이 가운데 가입자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자연증가분은 9∼10%이고 나머지는 의료비가 비싸지고 의료시설 이용이 늘어나는 등의 인상요인이 쌓여 불가피하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손 의료보험 가입자들은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작은 질병에도 병의원을 지나치게 많이 찾는다는 해석이다. 과잉진료와 선택진료를 유도한 병원들의 ‘장삿속’도 한몫했다고 손보협회 측은 덧붙였다. 실제로 2007년 83.0%로 안정적이었던 실손 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0년에는 104.0%까지 치솟아 위험수위를 넘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인 것도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의료비 보장한도가 100%에서 90%로 줄어드는 2009년 10월을 앞두고 ‘곧 판매가 종료된다’는 식의 ‘절판 마케팅’이 극심했기 때문. 이때 일부 보험사는 역마진까지 감수해가며 상품을 팔았다.

문제는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갱신시기가 올 때마다 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월 보험료를 만기까지 최대한 균등하게 만드는 ‘평균보험료’ 방식의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손보협회도 각 손보사가 가입자에게 안내장을 보내 갱신보험료의 인상폭과 인상 사유를 충실히 설명하도록 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자체 제재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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