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현대건설, 800억 달러 누적 해외수주 첫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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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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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카란 지역에 짓고 있는 가스처리시설 공사 현장. 2009년 2월에 수주한 사업으로 현재 약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카란 지역에 짓고 있는 가스처리시설 공사 현장. 2009년 2월에 수주한 사업으로 현재 약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1965년 국내 건설사 최초 해외 진출, 1982년 말 국내 최초 해외 누적 수주액 100억 달러 달성, 2010년 말 국내 최초 해외 연간 수주액 100억 달러 달성, 2011년 8월 국내 최초 해외 누적 수주액 800억 달러 달성….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세운 기록들이다. 현대건설의 해외 진출 역사는 대한민국의 해외건설 역사나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의 위상을 넘어 ‘글로벌 건설 명가(名家)’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과 고부가가치 신성장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앞으로의 100년을 앞서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 국내 첫 해외수주 800억 달러 돌파

지난달 4일 현대건설은 싱가포르에서 6억7150만 달러 규모의 사우스비치 복합빌딩 개발 공사를 수주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1965년 11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후 46년여 만에 800억 달러가 넘는 누적 해외수주액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현대건설은 1965년 태국 빠따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중동과 동남아, 미주 등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해 750여 건에 이르는 해외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건설은 1975년 바레인에서 조선소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 처음 진출한 이후 한국 경제성장의 초석이 된 ‘중동 특수’를 이끌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이란 사우스파에서 당시로는 최대 규모인 26억 달러 규모의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따내며 국내외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엔 해외건설 시장에서 110억 달러(약 12조 원)가 넘는 공사를 수주하며 한국 건설역사를 또 새롭게 썼다. 국내 건설사가 연간 해외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한 건 처음이었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해외건설 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현대건설은 이런 상황에서도 올 들어 9월까지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서 40억 달러가 넘는 해외 수주를 따냈다. 14억6000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공사, 4억3400만 달러 규모의 카타르 국립박물관 공사 등 대형 공사를 잇달아 수주한 것. 회사 측은 “특히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중동과 싱가포르 지역에서 벗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이라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주를 이뤄낸 게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로 진화”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해외 시장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갈 계획이다.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으로 발을 넓히겠다는 것. 이를 위해 알제리와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해외 지사를 확충하고 있다.

또 대체에너지, 물 사업, 원자력발전 사업 같은 녹색성장 분야에 적극 진출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 원전 시장에 진출했으며 신(新)울진 원전공사를 수주해 원전 10기를 동시에 시공하는 세계 유일의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400기 이상 발주될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단순 토목과 건축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이 높은 고부가가치 공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카타르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GTL·Gas-to-Liquid) 공사가 대표적. 가스플랜트는 유럽, 일본 등 일부 선진업체가 독점하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앞으로도 이런 분야에 적극 진출하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진정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구매, 금융, 시공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가 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37% 수준이던 엔지니어링과 구매 비중을 올해는 50%로 늘려 잡았고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의 인적교류 및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월 초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 새 출발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순항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며 “앞으로 10조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연간 수주 120조 원, 매출 55조 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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