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투자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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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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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강등 전염’ 여부-美 부양책 주목을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그리스의 디폴트(국가부도) 우려, 프랑스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글로벌 증시에 20일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새로운 폭풍이 휘몰아쳤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동반하락으로 반응했고 국내 증시 역시 장중 1,800 선이 무너지는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강등으로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 강등 도미노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내 증시도 메가톤급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선방했지만 여전히 불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다시 한 번 출렁였다. 단기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장중 1,800 선이 무너지는 등 공포심이 커지기도 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상승 반전에 성공해 전날보다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이 예고된 악재였기 때문이다. 5월 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강등을 어느 정도 예상한 상태였던 것. 이번 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기부양책 기대감도 투자심리 위축을 완화시켰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유로존 채무위기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라 미국 신용등급 때처럼 여파가 크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경제규모가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모두 합한 규모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강등이 앞으로 어떤 부메랑이 돼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지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특히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이 외환시장에 추가로 충격을 주면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이 증폭될 수 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 불안심리가 커진 상황이라 외환시장 충격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 1,800 선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 신용등급 강등 전염될지 지켜봐야

국내외 금융시장 주변 환경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이 정치적으로도 복잡하게 얽혀 단기간 해결이 어려우므로 연말까지 장기적 안목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이탈리아 채권을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재정난이 계속 거론됐던 스페인, 아일랜드 같은 다른 유럽 국가로의 ‘강등 전염’ 여부다. 특히 프랑스 은행들은 이탈리아 채권을 많이 보유해 충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부채 규모는 77.9%,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7%로 다른 우량국가들에 비해 아주 높다. 저축은행 부실이 문제가 됐던 스페인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당장 강등사태가 다른 국가로 옮아갈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공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위기가 이탈리아로까지 확산된 상황이라 빠른 대응이 나오지 않으면 시장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미국의 경기부양대책 발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결과는 시장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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