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찍었더니, 실물이 도착했다… 홈플러스, 지하철 선릉역에 ‘가상 스토어’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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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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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세계 최초의 ‘가상스토어’ 1호점을 선보였다. 홈플러스 측은 “스마트폰에서 홈플러스 앱을 이용해 전광판 속 QR코드나 바코드를 읽어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물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홈플러스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세계 최초의 ‘가상스토어’ 1호점을 선보였다. 홈플러스 측은 “스마트폰에서 홈플러스 앱을 이용해 전광판 속 QR코드나 바코드를 읽어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물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변하는 고객에 맞춰 우리도 바뀌어야 합니다. 기존 유통업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스마트 가상 스토어’는 고객이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매장이 고객을 찾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입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신인터밸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선보인 가상 스토어 1호점이야말로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한 유통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상 스토어는 지하철역 광고판이나 스크린도어 등에 마트 매장의 진열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사진을 설치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나 QR코드(격자무늬 바코드)를 찍어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집으로 물건을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상품 가격은 매장과 동일하다.

가상 스토어 1호점은 선릉역 개찰구 앞 기둥과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설치했다. 품목은 음료수 라면 과자 과일 등 약 470개. 바코드나 QR코드를 이용해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프레시몰’(www.homeplus.co.kr)에서 취급하는 상품도 검색해 살 수 있다.

이 회장은 간담회 후 가상 스토어를 찾아 직접 시연해 보이며 “고객들이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물건을 사고, 원하는 곳(Anyplace)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3A 쇼핑’을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 스토어의 뿌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홈플러스 잠실점을 열던 당시 잠실점 옥외광고판에 상품을 진열한 사진을 걸어 둔 것이 시초다. 가상 스토어 1호점에 걸린 상품 사진과 비슷하다. 그 뒤 홈플러스는 그 옥외광고를 토대로 제일기획이 만든 광고를 지난해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 선보였다. 상품사진을 걸어 놓고 QR코드를 붙여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지금의 가상 스토어와 같은 형태다. 이 광고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아 올 6월 ‘2011 칸 국제 광고제’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광고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업성 있는 현실이 됐다. 이 회장이 가상 스토어 오픈 프로젝트를 직접 주도했다. 미디어팀을 새로 만들고 마케팅팀과 힘을 합쳐 본격적으로 가상 스토어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겉보기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주문부터 배송까지 이어지는 시스템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 세계 최초로 가상 스토어를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쇼핑 시장은 아직 그다지 크지 않다. 홈플러스는 현재 모바일 쇼핑으로 한 주에 3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뿐이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홈플러스의 계산이다. 가상 스토어가 늘어나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선릉역 1호점은 ‘실험점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상 스토어를 설치해 새로운 방식으로 유통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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