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세난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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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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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입주물량 작년 3분의 2 수준 그쳐
미국발 위기 겹치면서 전세수요 급증 예상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택공급마저 줄면서 전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11만1000여 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1∼7월 평균 입주물량과 비교하면 27.1%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지난해보다 40.7% 줄어 지방(―25.5%)보다 감소 폭이 컸다. 서울은 16.2% 감소했으며 경기지역은 62.5% 급감했다. 5대 광역시의 입주 아파트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면적별로는 소형 아파트(60m² 이하)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0.1% 늘어났지만 중형(60∼85m²)과 대형(85m² 이상)은 각각 43.4%, 5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입주 아파트 물량도 지난해보다 약 35% 줄어든 19만여 채로 예정돼 있다.

주택 공급 감소가 전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 이사철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2007년 말 이후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민간 분양이 줄어든 것이 현재 입주 물량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겹치면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1주일 사이 전세금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 프레미어’ 중대형 아파트가 2000만 원 정도 올랐으며 강남구 대치동 ‘대치 아이파크’도 1000만 원 정도 상승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 1차’ 아파트 중소형도 500만 원 정도 상승했다.

전세금 상승세는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의 경우 전세금이 일주일 사이 0.1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급물량 감소가 전세금 상승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높은 가격 수준과 경제 불안정 등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서민들이 전세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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