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전진기지 ‘그린밸리’, 첨단농업의 허브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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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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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주 일대 630만 ㎡에 조성

2015년 전북 전주와 완주 일대에 모습을 드러낼 농업생명연구단지, 그린밸리의 조감도. 정책과 연구, 교육, 기업이 혼합된 한국농업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자료제공 농촌진흥청
2015년 전북 전주와 완주 일대에 모습을 드러낼 농업생명연구단지, 그린밸리의 조감도. 정책과 연구, 교육, 기업이 혼합된 한국농업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자료제공 농촌진흥청
《전주와 완주가 2015년부터 한국 농업의 중핵으로 떠오른다. 이는 중앙 행정부처의 지방 이전 계획과 맞물린 것이지만, 이번 이전은 단순한 청사 변경이 아니라 행정 및 연구, 교육기능이 한데 복합되는 ‘클러스터’의 개념을 띠는 게 특징이다. 이번 이전사업이, 학·연·산 복합단지로 세계적 정보기술(IT) 산업을 창출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이름을 본떠 ‘그린밸리’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남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개념으로, 전국에 산재한 우리 농업의 핵심기관이 모두 ‘중심 이동’하는 셈이다.》▼어떤 모양인가

그린밸리의 초점은 농업 관련 기능을 한데 모아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 그래서 사업 명칭도 단순한 청사 이전 작업이 아니라 ‘농업생명연구단지’ 조성이다. 금년 말까지 중앙 행정기관 80개가 지방 이전 청사 착공에 들어가는데, 그린밸리 이전 사업은 그 규모가 1조7893억 원으로 전체 국가 기관 이전 사업 가운데 가장 대규모다. 전북 전주시 만성동과 중동, 그리고 완주군 이서면 일대 630만 ㎡에 조성되는데 농업기관과 연구단지가 62% 면적을, 한국농수산대가 4%, 나머지는 도심과 거주지가 차지한다.

그린밸리에는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농업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가 들어선다. 박사급 연구원 833명을 포함해 연구전담인력만 3000여 명이다. 이틀에 한 번꼴인 한 해 180여 회의 국내외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어떤 효과가 나올까

그린밸리에는 관공서뿐 아니라 교육기관인 한국농수산대와, 농업 관련 벤처기업들도 함께 입주한다. 학·연·산을 긴밀히 연결해 1차 산업 위주의 농업에서 2, 3차 산업의 농업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최익영 농촌진흥청 과장은 “농업은 생산 중심에서 점차 부가가치 창출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며 “그린밸리는 이 역할을 하는 데 최적화된 모델로 건설된다”고 말했다.

농산품은 단순한 먹을거리를 떠나, 건강 및 질병 예방에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쌀에 생명공학을 가미해 알코올의존증을 치료하는 밀양263호가 개발되었고, 당뇨를 개선하는 익산526호가 선보였다. 이런 연구 결과를 실용화할 기업이 연계된다면, 한국 농업은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누에의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인공고막을 개발한 데 이어 뇌막과 치주막까지 개발한 상태여서, 농업이 의료분야로 진출할 교두보도 마련했다. 연구-생산-교육이 통합 연계된다면 농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제는 무엇인가

그러나 농업 관련 기관 이전만으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부처 간의 협력이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고(식품의약품안전청) 신기술을 이용하는 농업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등(중소기업청) 다양한 전문기관이 협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은 그동안 1차 산업으로 인식되었지만,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 및 문화 예술 관광과 접목되면서 복합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그린밸리 조성을 계기로 농업이 새롭게 변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묵 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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