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도시형생활주택 눈독,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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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인가구 겨냥 맞춤형 주택 쌍용-한라건설 등 잇단 참여…
아파트 대체시장 역할 기대

소규모 전문건설업체의 몫으로 여겨졌던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별도의 브랜드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다양한 평면과 커뮤니티시설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2009년 5월 관련법 개정으로 등장한 도시형생활주택은 급증하는 1, 2인 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주택상품. 도시지역에서 전용면적 85m² 이하로 지어지며 단지형과 원룸형 두 종류가 있다.

쌍용건설은 ‘플래티넘S’ 브랜드로 출사표를 냈다. 첫 사업으로 이달 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전용 17∼31m² 291채를 분양한다. 관련 건축기준이 300채 미만으로 늘어난 뒤 나온 최대 물량이다. 브랜드 ‘한라비발디 스튜디오’를 내건 한라건설은 12일 견본주택을 열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양재역에 짓는 ‘강남 한라비발디 스튜디오193’ 분양을 시작했다. GS건설도 하반기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90여 채를 분양하기로 하고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SK그룹의 SK D&D는 앞서 서울 용산구 문배동과 강동구 길동에서 ‘큐브’ 브랜드로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중대형 건설사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품질경쟁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일부 타입에 복층과 가변형 벽체를 적용하고 최상층은 고급주택(펜트하우스)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한라건설은 9개 평면에다 주상복합처럼 단지 안에 체육시설 옥상정원 무인택배시스템 등도 갖췄다. GS건설은 작년 말 독신자 신혼부부 실버층 등에 맞춘 평면을 개발해 5건의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장기 침체에 빠진 아파트시장의 대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워낙 어렵다 보니 새로운 돌파구로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인 가구(24.3%)가 처음으로 4인 가구(22.5%)를 추월하는 등 1, 2인 가구 증가로 소형주택 수요가 급증한 것도 주요인이다.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 규제를 크게 완화하면서 사업성이 좋아진 것도 배경이 됐다. 7월부터 공급 상한선이 150채 미만에서 300채 미만으로 확대됐으며 원룸형도 30m² 이상이면 별도의 침실을 지을 수 있다. 업체들의 잇단 진출로 올해 상반기에 인허가 받은 물량은 2만9558채로 이미 작년 전체 물량(2만529채)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규모가 작은 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아파트를 완전 대체할 전략사업으로 키워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도시형생활주택 진출을 선언했던 롯데 금호 우미건설 등은 사업 진척이 없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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