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증시 극복하는 3대 방어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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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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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따라 팔아야 하나, 연기금 힘을 믿고 버텨야 하나….'

최근 요동치는 국내 주식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속이 바짝 타들어간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시작된 공포의 폭락장세가 가까스로 진정되나 싶더니 이제는 '파는 외국인'과 '막는 기관'의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주가가 시시각각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운용 전문가들은 '위기의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3대 방어형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적립식은 최대의 방어 상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로 주가가 떨어질 때 펀드 투자를 시작하면 유리하다는 점을 알아챈 '스마트 머니'가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증시 활황과 함께 시작된 환매 러시로 몸살을 앓던 펀드시장은 요즘 폭락장 덕에 왕년의 인기를 되찾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8일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로 7780억 원이 들어왔다. 순유입금액은 3일 1400억 원에서 8일 2400억 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펀드 중에서도 적립식 펀드는 불확실한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어형 상품이다.

현대증권이 금융위기 직전 주가가 고점이던 2007년 10월(코스피 2,064.85)부터 올해 7월까지 적립식 투자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수익률은 29.3%이었다. 같은 기간 거치식이 3.3%밖에 거두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 적립식 펀드는 최근 급락장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

1,806.26으로 장을 마감한 10일까지 수익률은 9.5%였다. 지수가 1,700으로 내려가더라도 3.0% 수익을 내는 것으로 산출됐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에 따라 좀더 안정성을 높이고 싶다면 펀드 상품 중에서도 시장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시장중립형펀드나 금융공학펀드 등을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경기방어형 종목은 효자

증시에서는 연일 매수와 매도가 팽팽한 공방을 벌이는 중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무차별 투매에 가세하기보다는 저가 매수가 유리한 점을 조심스레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 운용담당자들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심하게 저평가된 종목들이 상당수 나타나 계속 저가매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위기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외풍에 유독 취약한 국내 증시 특성상 한동안 변동성 높은 베어마켓(약세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 종목 선택에 신중할 할 필요가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냐 아니냐' '수출주냐 내수주냐'를 가르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며 "앞으로 철저한 종목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주, 바이오 관련주, 게임주처럼 경기흐름을 크게 타지 않는 '경기 방어주'들 중 저평가된 알짜 중소형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 악재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므로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목표수익률을 되도록 낮게 잡으라는 조언도 나온다. 류재천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800선 안팎이라면 충분히 매수할 때지만 또 다른 악재가 언제든 터질 개연성 역시 충분해 대비가 필요하다"라며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단기 수익을 확정하며 짧게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보호장막 유지

혼란기일수록 초심이 중요하다. 김원일 세이에셋코리아 상무는 "공포심리에 휘둘려 투매에 나서거나 조바심에 '묻지마 투자'에 나서기 쉬운 이럴 때일수록 투자의 기본인 '밸런스' 원칙을 되새겨야한다"고 밝혔다. 자산배분을 크게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기타로 구분한 뒤 수익률을 점검하고 향후 경기 흐름을 감안해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증시가 불안할 때는 현금만한 안전자산도 없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상무는 "증시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진 만큼 코스피가 반등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식으로 현금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유용한 방어 전술"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채권, 경기 불안이 심화될 때마다 상승하는 금이나 하락장에서도 일정한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 등 원금보장형 지수연계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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