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규모 3위 이탈리아 부도설에 흔들… 伊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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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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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재정 위기가 이번엔 이탈리아를 강타했다.

이탈리아가 부채를 줄이지 못하고 결국 부도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유로존 내 3위의 경제규모인 이탈리아가 쓰러지면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충격을 입는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수뇌부는 11일 긴급회동을 갖고 이탈리아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소집한 이날 회의에는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 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 등 유로존 지도부가 참석했다. 당초 이 회의는 그리스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이탈리아 문제가 급박하게 진행됨에 따라 긴급 현안으로 추가됐다.

EU 지도부의 긴급 회동은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날 회동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면서 소집됐다. 8일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5.28%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2002년 6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로이터는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5.5∼5.7%까지 상승하면 이 나라 재정을 유지하는 데 큰 부담이 가해질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이탈리아의 국채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탈리아 국채에 대량 매도 주문을 내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처럼 이탈리아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재정적자가 불어나면서 부채가 늘고 있지만 지도부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나 된다. 하지만 경제 활력이 떨어지면서 성장률은 유로존 내 최저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이탈리아의 연평균 성장률은 0.2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유로존의 평균 성장률은 1.1%였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2014년까지 공무원 임금 동결 등을 통해 400억 유로(약 57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노조 문제, 높은 소득세, 관료주의 등 고질적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없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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