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까먹던 해외 리츠펀드 슬슬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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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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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못난이 펀드’로 꼽히는 해외 리츠(REITs)펀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글로벌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면서 선진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해외 리츠펀드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공모펀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글로벌 리츠펀드가 올해 첫선을 보인 데 이어 곤두박질쳤던 리츠펀드 수익률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올 들어 글로벌 리츠 재간접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과 맞먹는 성과를 내고 있다. 선진국의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경기회복에 따른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만큼 분산 투자 차원에서 리츠펀드를 눈여겨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3년 수익률은 아직 마이너스

리츠펀드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실물 부동산이나 부동산개발사업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매매수익을 올린 뒤 투자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투자방식이다. 국내에 설정된 해외 리츠펀드는 주로 선진국의 대형 오피스빌딩이나 쇼핑센터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며 해외에 설정된 리츠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가 많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7년 말 3조4135억 원까지 불었던 해외 리츠펀드 설정액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이달 7일 현재 1조3682억 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7일 기준 3년 평균수익률은 ―17.17%로 금융위기 직전 고점에 들어간 투자자는 아직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펀드 수가 가장 많은 글로벌 리츠재간접펀드는 1년 평균수익률이 15.66%, 2년 평균수익률이 39.33%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26.63%)에 비해서는 아직 낮지만 선진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성과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선진국 리츠, 우량 부동산 대거 매입 시작


금융위기 이후 사모펀드 형태로는 리츠펀드가 꾸준히 나왔지만 공모펀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JP모간자산운용이 ‘JP모간 글로벌 부동산 자투자신탁’ 펀드를 내놨다. 미국 유럽 홍콩 일본 호주 등의 우량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의 리츠펀드다.

JP모간자산운용의 마이클 허진스 글로벌리츠 투자전략가는 9일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18년 만에 선진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금융위기 이후 우량 상업용 부동산에 장기 투자하고 있는데 개인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리츠펀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1990년대 초 폭락했던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008년 다시 급락한 뒤 최근 바닥을 다지고 오르기 시작했으며 내년쯤 경기회복과 맞물려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렇게 낮은 가격에 우량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유럽 홍콩 등 주요 선진국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낮아진 반면 임대료는 오르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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