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견 전자회사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 김모 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신규 분양한 전용면적 27m²의 오피스텔을 구입했다. 당시 3.3m²당 1500만 원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청약경쟁률이 20 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김 씨는 최근 강남역 일대에 대규모 신규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분양에 나서면서 앞으로 수익률이 4%도 안 될 수도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고 주변 오피스텔 매매가가 현재 3.3m²당 1700만 원대로 오른 상태라 이럴 때 빨리 팔아버려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이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40대 주부 이모 씨도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전용 66m²짜리 오피스텔을 1억5000만 원에 팔려고 내놨다. 2008년 1억 원을 투자해 구입할 당시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으로 연 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3년간 보증금과 월세가 오르지 않아 수익률이 4%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 침체로 아파트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수도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소유’에서 ‘임대’로,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되는 현재 주택시장 트렌드와 잘 맞는 데다 고정적인 월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유로 ‘베이비 부머’ 세대의 노후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몰리는 만큼 매매가와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수익률은 급감하고 있어 오피스텔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 뜨거운 청약률, 매매가 꾸준히 상승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오피스텔 매매가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전국적으로 지난달 대비 0.1% 상승했다. 서울지역 오피스텔의 3.3m²당 매매가는 2010년 1월 919만 원에서 올해 1월 962만 원, 올해 5월 973만 원으로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분양가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역과 성남 판교 인근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주변 시세 대비 3.3m²당 200만∼300만 원 비싸게 공급됐다. 수도권에서 최근 분양에 나선 아파트들이 시세와 맞추거나 최대한 저렴하게 가격을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 경보 울리기 시작한 오피스텔 투자
그러나 매매가와 분양가 상승은 임대수익률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서울지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2010년 1월 5.95%에서 12월 5.77%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5월 5.67%로 꾸준히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신규 분양시장은 달아오르지만 기존에 분양받은 사람들 중에는 수익률이 예상과 같지 않자 실망하고 다시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상반기에 수도권에서만 신규 오피스텔은 물론 경쟁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많이 오른 데 비해 임대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월세를 통한 임대수익도 종합소득에 포함돼 과세대상이므로 세후 수익률은 1%가량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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