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요금, 1만원만 충전해 주세요”… 선불요금카드 판매점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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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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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동통신 MVNO 7월부터 영업… 20% 싼 후불요금제는 10월 도입

“1만 원만 충전해 주세요.” 앞으로는 교통카드처럼 휴대전화 요금도 이런 식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제4의 이동통신사’로 불리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들이 7월 1일부터 선불요금제를 앞세워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선불요금 휴대전화는 지금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런 사실을 모른다. 수익성이 나빠질까 봐 기존 통신사들이 선불카드를 거의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는 이는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2%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선불요금제 사용자 비율 44%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MVNO가 등장하면 선불요금제 판매처도 크게 늘어나고 각종 규제도 줄어들어 자녀에게 휴대전화를 사주는 부모 등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기존 통신사처럼 후불요금제에 가입해 20% 정도 싼 기본료와 통화료로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이르면 올해 10월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1분기(1∼3월)에는 기존 통신사 가입자들이 자신의 번호를 그대로 유지한 채 MVNO로 옮겨갈 수 있는 ‘번호이동제’도 도입된다.

이처럼 값싼 요금제가 등장할 수 있는 건 MVNO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사와 달리 통신망과 기지국 등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및 유지관리 비용이 적으니 싼 요금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다. 기존 통신사로서는 잠재 경쟁사에 망을 빌려줄 이유가 없지만 정부가 경쟁 촉진과 다양한 서비스를 위해 휴대전화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SK텔레콤에 통신망을 싼값에 빌려주도록 했다.

MVNO 예비사업자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이동원 전략기획팀장은 “휴대전화 기본료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어 통신요금이 기존 통신사보다 최소 20%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사업자인 온세텔레콤도 기본료를 절반 정도로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VNO의 약점도 있다. 15년 가까이 경험을 쌓은 기존 통신사들과는 달리 MVNO는 전국 단위 영업망(지점, 대리점)이나 고객응대시스템(콜센터, 지불결제 시스템 등), 부가서비스 솔루션(MMS, 콜키퍼, 컬러링 등)이 부족하다. 이것까지 빌려 쓰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직접 만들자니 투자비용이 드는 데다 소비자 눈높이를 만족시키기도 어렵다. 이들이 싼 요금이나 선불요금제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이유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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