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수수료 떼고 나도 쏠쏠한 수익을…” 펀드 수수료 아는 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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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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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 C등급 따라 비용구조 달라지고
장기·단기 투자 따라 같은 등급도 유용성 바뀌어



《증시의 조정 장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도 환매 러시를 멈추고 순유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4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펀드 환매 금액보다 새로 들어온 돈이 많은 상황. 이달 들어 19일까지 누적 순유입 규모는 9450억 원에 이른다. 증시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펀드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펀드 투자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펀드 비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다. 펀드의 실제 수익률은 자산 가격 상승분에서 비용을 뺀 부분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펀드 비용을 결정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특히 상승장이 지속돼 펀드 수익률이 높으면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무시할 수 있겠지만 횡보장이 계속되면 작은 비용에도 실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펀드 비용 구조를 제대로 파악해 새나가는 돈을 조금이라도 막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첫걸음이다. 최근 장기 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펀드 상품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도 한푼 두푼 쌓이다 보면 큰 돈이 된다”며 “재테크도 더 벌기 전에 덜 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A B C에 따라 비용 달라져

투자자들은 보통 수수료라고 뭉뚱그려 생각하지만 펀드 비용은 크게 판매수수료와 보수로 나뉜다. 판매수수료는 펀드에 가입할 때 판매사에 내는 일회성 비용인 반면 보수(판매, 운용, 신탁보수)는 펀드를 관리하는 대가로 투자기간 동안 투자자가 매년 지불하는 돈이다. 판매수수료는 또 언제 떼어 가느냐에 따라 가입 때 부과되는 선취수수료와 환매 때 부과되는 후취수수료로 나뉜다.

똑같은 투자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는 동일한 펀드라도 클래스에 따라 부과되는 수수료와 보수가 달라진다. 클래스는 펀드 이름 끝에 붙은 A, B, C, 같은 알파벳 기호로 구분된다.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클래스는 A와 C클래스다. A클래스는 펀드 가입 때 1% 안팎의 선취 판매수수료를 미리 내는 대신 환매할 때까지 내는 연간 보수가 낮은 편이다. 반면 C클래스는 판매수수료가 없는 대신 연간 보수가 높다.

B클래스는 가입 때가 아닌 환매 때 후취 판매수수료가 붙는 구조다. 선취, 후취 수수료가 모두 있는 D클래스도 있다. E클래스 또는 Ce클래스는 온라인 전용 펀드로 판매사 지점이 아닌 인터넷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 일반펀드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예를 들어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 펀드’ A클래스는 선취수수료 1.0%를 낸 뒤 매년 연 1.41%(판매 0.650%, 운용 0.715%, 신탁 0.045%)의 보수를 낸다. C클래스는 판매수수료 없이 매년 연 2.26%(판매 1.5%, 운용 0.715%, 신탁 0.045%)의 보수를 낸다. Ce클래스는 연 1.980%(판매 1.220%, 운용 0.715%, 신탁 0.045%)의 보수를 뗀다.

○ E가 가장 저렴, 장기일수록 A가 유리

클래스에 따른 펀드 비용 차는 1%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금액이 많거나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 차는 커진다. 펀드 비용만 놓고 보면 온라인 전용 펀드가 가장 저렴하다.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가입하고 환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장점을 뒤집어보면 그만큼 쉽게 환매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또 전문가 도움 없이 투자자 혼자서 펀드를 선택하고 가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높은 편이다. 아직까지 오프라인 펀드보다 선택 폭이 좁다는 것도 단점이다.

1년 이하 단기 투자자라면 선취수수료가 없는 C클래스에 가입하는 것이 낫고, 2년 이상 장기 투자한다면 연간 보수가 낮은 A클래스에 가입하는 게 좋다. 클래스별로 평균 비용을 고려해 연 10%의 수익률을 가정하면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Ce형 수익률이 가장 높고 A형이 가장 낮지만 3년이 되면 A형이 C형을 앞지르고 3년 이상이면 A형이 Ce형 수익률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장기투자에 유리하게 B형 개편

펀드 환매 때 후취 판매수수료가 붙는 B클래스는 투자 원금은 물론 수익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내는 방식이어서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았다. 현재 설정된 약 1만2000개의 펀드 가운데 B클래스는 5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최근 장기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도록 B클래스 비용을 대폭 낮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삼성배당인덱스펀드’ 등 국내외 B클래스 펀드 13종을 새롭게 선보인 삼성증권은 이 펀드에 가입해 2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판매수수료 1%를 면제해주고 매년 떼는 판매보수도 크게 낮춰주기로 했다. B클래스 펀드에 2년 이상 투자하면 판매수수료 1%가 면제되고 증권사가 2년간 떼어가는 총 비용(판매수수료+판매보수)이 연 0.75%로 기준 상품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현대자산운용은 ‘현대다이나믹포커스’ ‘현대밸류플러스’ 등 7개 펀드에 B클래스를 새로 만들고 판매 보수를 기존 A클래스보다 5%가량 낮췄다. 나아가 2년 이상 B클래스 펀드에 투자하면 후취 판매수수료를 아예 면제해주기로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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