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이어 대구은행도 금융지주사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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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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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銀 가세 ‘금융지주’ 전국구시대로

지방은행들이 잇따라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함에 따라 금융지주의 ‘전국구시대’가 찾아왔다. 부산은행이 3월 15일 BS금융지주로 전환한 데 이어 대구은행도 17일 DGB금융지주로 공식 출범했다. 나머지 지방은행 중 경남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제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돼 있으며 전북은행도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본격적인 금융지주회사시대가 열리면서 지방은행들 사이에서도 ‘지역금융의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전북銀도 지주사 전환 잰걸음


DGB금융지주는 17일 대구 수성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에서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3개 자회사를 거느린다. 대구은행은 3월 말 기준 총자산 32조9124억 원으로 부산은행에 이어 지방은행 중 2위다. 이날 기념식에서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하겠다”면서 “2015년까지 총자산 100조 원, 당기순이익 1조 원, 총자산이익률(ROA) 1%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지주사에 속하지 않은 전북은행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은 16일 우리캐피탈과의 지분매각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지주사로 가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현재 계열사도 거의 없어 금융지주 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다른 지방은행들의 지주사 설립이 자극제가 돼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은행들이 금융지주사로 옷을 갈아입는 것은 300조 원이 넘는 ‘대형’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 요청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자산 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지방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지방은행들도 기존 여·수신 업무만으로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또 금융지주사가 되면 계열사 간에 전문인력 교류가 쉬워지고 고객정보, 유통망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지주사로 전환한 지방은행들은 주민들과 끈끈하게 연결된 기존 강점을 십분 활용해 좀 더 다양한 ‘고객 밀착형 종합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 서민금융기관 인수에 총력 펼쳐


지방은행들은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민금융기관을 통해 은행이 붙잡지 못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서민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 특히 보험과 증권은 지역기반 은행이다 보니 기본 고객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털보다 덩치가 큰 것도 걸림돌이었다. 최근 우리캐피탈을 인수한 전북은행 관계자도 “보험은 10년 이상 장기로 영업해야 수익이 난다”며 “당장 인수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캐피털 등 서민금융회사”라고 전했다.

지방은행들은 본거지 외에 다른 지역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 등은 이미 지역 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서울을 비롯한 새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지방은행 금융지주 간의 과도한 영업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재경 부산은행 전략기획부장은 “다른 지방은행이 선점한 곳에서 무리하게 영업을 확장하려다 보면 지방은행 간 유혈경쟁이 될 수 있다”며 “각자 지역의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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