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4.2% 〉국고채 금리 3.7%… 5개월째 ‘마이너스 실질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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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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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는데도 채권금리는 하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일부에서는 통화정책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 실질금리는 지난달 ―0.5%였다. 국고채 실질금리는 3년 뒤 물가상승률이 현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가정하고, 명목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차감해 구한다. 4월의 경우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였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월평균으로 연 3.7%였다. 3년물 국고채에 투자해 얻은 명목금리가 연 3.7%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제 0.5%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9월과 10월 마이너스였다가 11월 0.1%로 잠시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 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나타난 것은 2004년 중반인 7월부터 4개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12월부터 4개월로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과거 두 시기에는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를 닮은 ‘김중수의 수수께끼’라는 해석이 나온다. 2005년 2월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엇갈림을 수수께끼와 비슷하다고 언급한 데 빗댄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기준금리는 올 들어 1월과 3월 징검다리 인상을 이어오며 추가적인 인상이 예고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오름세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바로 반등했고 금과 은 등 상품 가격도 강세로 반전했다. 실질금리가 낮으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리가 높지도 않은데 은행에 돈을 묻어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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