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는데 무역흑자 고공행진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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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세계경제 회복세 확산 수출물량 크게 늘어나
②원화강세 이겨낼 만큼 한국제품 품질 높아져 ③日대지진 반사이익도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 가치 상승) 속에서도 수출 규모가 늘고 있어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지난달 1일 1091.10원에서 출발해 같은 달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1071.5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원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1.53% 절상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은 497억73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오히려 26.6%나 증가하며 월간 수출액 최고치를 경신했다. 무역수지는 58억2300만 달러 흑자였다.

다른 변수가 일정하다면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이 둔화된다. 한국은행의 거시계량경제모형에 따르면 환율이 1% 하락할 때 경상수지는 연평균 5억2000만 달러가량 축소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 떨어질 때 수출증가율이 0.05%포인트 내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수출 감소’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연평균 환율이 900원대였던 2006년과 2007년에도 무역수지는 각각 161억 달러, 146억 달러 흑자를 낸 사례가 있다. 반면 연평균 환율이 1103.36원까지 오른(원화 가치 감소) 2008년 무역수지는 133억 달러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세로 수출 물량이 두드러지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환율에 큰 영향을 안 받을 만큼 한국 제품의 품질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으로 우리의 주력 분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부품업체가 타격을 입어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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