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중심 첨단 오피스빌딩 속속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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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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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북 도심이 업무 중심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청계천 종로 을지로 등 도심지역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지며 첨단 오피스 빌딩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 대표적인 업무 지구인 강남 테헤란로 등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앞으로 유망 기업들이 사무실을 마련할 유력한 공간은 서울 강북 도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8일 자산관리회사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새로 들어서는 연면적 3만6000m² 이상의 이른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16개동이다. 이 중 11개동이 서울 강북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센터원’ ‘페럼타워’ 등 최근 완공된 대형 빌딩들의 위치도 이곳이어서 청계천 주변 도심은 ‘제2의 테헤란로’로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기간에 오피스빌딩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이 지역 빌딩의 공실률도 일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지역 프라임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평균 7.8%인 데 반해 청계천 일대 도심 지역의 공실률은 13.7%였다. 강남 지역은 4.0%, 여의도 일대는 2.4%였다.

공실률이 높은 것은 업체들이 빠져나가서가 아니라 미리 수요를 예측하고 오피스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오피스 수요는 실물경제보다 다소 늦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난해의 높은 경제성장률(6.1%)이 이제부터 수요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있다”며 “서울 도심의 오피스 수요도 곧 공급을 따라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에서 사무실을 구하지 못한 업체들도 서울 도심으로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컨설팅업체 ERA코리아의 장진석 이사는 “테헤란로, 삼성동 등 강남의 오피스 빌딩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추가로 지을 땅도 없다”며 “임차인들이 강남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어 대안으로 서울 도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기로 일시적으로 강남을 떠나 서울 구로구나 경기 분당신도시 등 외곽으로 옮겼던 업체들도 강남에서 사무실을 구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도심의 새 빌딩을 주목하고 있다. 유명 기업들도 속속 서울 도심으로 모여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건설, 맥킨지코리아 등이 을지로의 센터원에 최근 입주했으며 종로구 수하동 페럼타워에는 동국제강, SK텔레콤, 에델만코리아 등이 둥지를 틀었다.

도심의 빌딩들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7월 준공을 앞둔 서울 종로구 수표동 ‘시그니쳐 타워’는 ‘자연과 사람의 향기가 가득한 오피스 빌딩’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건물주인 아쎈다스 코리아의 서준호 자산관리본부장은 “착공 전부터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 빌딩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해 설계에 반영했다”며 “삭막한 도심과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구역별 공조 시스템을 설치해 아로마향이 가미된 쾌적한 실내 공기를 공급하고 전용면적률을 높여 탁 트인 공간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시그니쳐 타워는 지하 6층, 지상 17층 규모의 2개 동으로 구성되며 연면적은 9만9994m² 규모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서울 중구 을지로의 ‘센터원’은 총면적(지하 8층∼지상 32층, 16만8001m²) 기준 강북권 최대 규모라는 점을 내세운다.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면적 1만19346m²의 약 1.5배 크기다.

6월 완공 예정인 서울 중구 회현동의 ‘스테이트타워남산’은 호텔급 빌딩 관리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주차와 안내 등은 웨스틴조선호텔이 하청을 받아 서비스하며 입주자 전원에게 최신 스마트폰과 전용 신용카드를 발급해 빌딩 내에서 사용할 때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빌딩은 지하 6층∼지상 24층 1개동이며 연면적은 6만6800m²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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